서울 서초구 헌릉로 현대자동차 본사 건물.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자동차부품 업계의 전동화 전환을 돕기 위해 5조2천억원을 들여 납품대금 연동제를 확대하고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등의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기관과 함께 ‘자동차 산업 상생 및 미래차 시대 경쟁력 강화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총 지원 규모는 5조2천억원이다.
먼저 3조4천억원을 투입해 납품대금 연동제를 확대 실시한다. 원자재 가격 변동분을 납품가에 반영해 협력사의 어려움을 나누겠다는 취지다. 협력사와 원자재 가격 조정 주기와 기준 지표 등을 새로 합의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300곳 이상 1차 협력사의 원자재 납품대금 인상분으로 약 3조원을 부담했다. 그외 협력사의 경영상황 등을 감안해 추가로 약 4천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3차 협력사의 수익성 유지와 원활한 부품 공급을 위한 ‘공급망 안정화 기금’도 조성한다. 현대차그룹이 1천억원을 지원하고,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이 지원 대상을 모집·선발한다. 기금 관리·집행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맡는다. 기금은 내년 상반기에 전액 집행될 예정이다.
또한 1차 협력사에만 적용 중인 납품대금 선지급 등을 2·3차 협력사로 확대하고, 올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발생하는 약 1조원의 금형비를 협력사에 일시 지급할 계획이다. 금형은 자동차 부품을 찍어내는 틀로, 그간 현대차그룹은 이 비용을 분담해왔다.
‘공동투자 연구개발 기금’도 조성한다. 협력사 자동차 부품과 인프라 관련 연구개발을 돕기 위해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250억원씩 분담해 기금을 마련하고, 미래 신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신규 아이템 발굴을 원하는 협력사에는 외부 경영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국내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으로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내연기관 전동화에 대한 대응도 필요한 시점이다. 미래차 시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품업계에 대한 상생과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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