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전기차.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차 ‘아이오닉6’, 기아 ‘니로 EV’, 아우디 ‘Q4 e-트론’, 벤츠 ‘EQE’, 폴크스바겐 ‘ID.4’, BMW ‘iX3’. 각 업체 제공
전반적인 수출 부진 속에서도 자동차 수출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수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자동차는 한국의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반도체에 이은 2위 품목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일 내놓은 ‘1월 자동차산업 동향’을 보면, 수출 물량이 20만825대로, 지난해 1월에 견줘 11.3% 늘었다. 생산, 내수 물량은 각각 13.2%, 4.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 금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9% 증가한 49억8천만달러로 역대 1월 중 최고이다. 기존 최고 기록은 2013년 1월의 42억달러였다. 1월 반도체 수출액이 60억달러로, 지난해 1월에 견줘 44.5% 줄어든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산업부는 자동차 수출 호조세에 대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수출단가가 높은 친환경차 수출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친환경차 평균 수출단가는 3만달러 수준으로, 내연기관차(2만달러 수준)의 1.5배에 이른다.
친환경차 1월 수출 물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8% 늘어난 5만7천대, 수출액은 42.3% 늘어난 17억9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전 달(5만5051대, 17억6천만달러)에 이어 월간 수출량, 수출액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친환경차 수출액은 두 달 연속 17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전체 수출액 중 처음으로 35%를 넘어선 기록이기도 하다. 연료별로는 하이브리드(6.0%), 순수 전기차(63.1%), 플러그인 하이브리드(24.6%), 수소차(102.1%) 모두 지난해 같은 달보다 수출량이 늘면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업체별 자동차 수출 물량 증가세를 보면, 기아(19.7%), 한국지엠(32.3%), 쌍용차(42.1%)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면서 전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현대차 수출은 1.1% 증가에 그쳤다. 전기차 수출은 늘었으나 에스유브이(SUV) 쪽에서 줄어든 탓이다. 르노코리아 수출은 10.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의 상대적 부진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에 따른 것인지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며 고 말했다. 지역별 친환경차 수출 실적 같은 세부 자료를 더 들여다봐야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에도 1월 자동차 생산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인 것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산업부는 분석했다. 내수 증가세는 대기수요를 바탕으로 전체 생산량 증가가 판매 증가로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중국(-43.2%), 미국(-10.7%), 유럽연합(-16.0%) 등 주력시장에 대한 수출 감소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2% 줄어든 17억9천만달러에 머물렀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