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엘지(LG)전자 사장이 4일 독일 뮌헨 모빌리티쇼에서 콘퍼런스를 열어 가전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뮌헨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엘지전자 제공
엘지(LG)전자가 5일(이하 현지시각)부터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아이에이에이(IAA) 모빌리티쇼’(옛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개막에 앞서 헝가리에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엘지전자는 가전 회사를 넘어 모빌리티 회사로서도 입지를 다지기 위해 이번 모빌리티쇼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조주완 엘지전자 사장은 4일 뮌헨 모빌리티쇼 행사장에서 연 콘퍼런스를 통해 헝가리 전기차 부품공장 등 투자를 강화해 2030년까지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사업에서 최고 기업이 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조주완 사장은 “미래 차에서 고객의 경험은 확장 현실 기술과 모빌리티 기술 결합으로 자동차 유리창을 통해 도시의 모습이 아닌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정도로 발전할 것”이라며 “가전과 디스플레이, 디지털 헬스 영역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모빌리티로 확장해 전장 생태계를 이끄는 기업이 되겠다”고 했다.
조 사장은 또 “자율주행 시대의 도래로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디지털 기술이 집약된, 즐기면서 머물 수 있는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가 차량 통신장치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사용자를 위한 최적의 이동을 도와주는 것뿐만 아니라 차량 내 디스플레이를 통해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강화된다는 것이다. 엘지전자는 이런 사업 기회를 보고 차량 인터넷 통신장비(텔레매틱스)와 디스플레이,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 전달 장치), 차 조명 시스템 등을 아우르는 전장 사업을 그동안 확대해왔다.
글로벌 모터쇼로 꼽히는 독일 뮌헨 모터쇼(IAA 모빌리티 2023)가 5일부터 독일 뮌헨에서 개막한다. 사진은 뮌헨 모터쇼 전시장. 옥기원 기자
엘지전자는 이날 엘지마그나가 유럽 지역에 처음으로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을 세운다는 계획도 발표됐다. 헝가리 북동부 미슈콜츠시에 2만6천㎡규모의 공장을 세워 구동모터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엘지마그나는 2021년 7월 엘지전자와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가 각각 51%, 41% 지분을 투자한 합작사다. 은석현 엘지전자 브이에스(VS) 사업본부장은 “유럽 완성차 고객사들과의 접근성과 현지 전문인력 및 인건비 등을 고려해 헝가리 지역을 공장 부지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삼성에스디아이(SDI), 삼성디스플레이도 이번 뮌헨 모빌리티쇼에 참가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DS) 부문이 처음으로 뮌헨 모빌리티쇼를 찾아, 메모리 및 파운드리(위탁생산), 엘이디(LED) 관련 차량용 반도체를 소개했다. 삼성에스디아이도 전기차 전고체 배터리 등을 공개하는 동시에 유럽 지역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채용 설명회를 연다.
뮌헨 모빌리티쇼는 세계 4대 모터쇼로 꼽히던 프랑크푸르트모터쇼가 승용차뿐만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를 다루는 행사로 성격을 바꾸면서 개최지를 2021년부터 뮌헨으로 바꾼 것이다. 국내 완성차업체인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모빌리티쇼에 불참했다.
뮌헨/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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