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코로나) 감염증 확산 여파로 중국 자동차 부품 공장들이 휴업에 들어가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생산 차질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중국으로부터의 부품 수급 문제로 2월4일부터 1주일 동안 평택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쌍용차는 배선 뭉치로 불리는 전선 제품인 ‘와이어링 하니스’를 만들어 국내 자동차 업체에 공급하는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코리아의 중국 옌타이 공장이 중국 정부의 권유로 오는 9일까지 가동을 중단하면서 부품 확보에 차질이 생겼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4일부터 12일까지 1주일 동안 평택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회사 쪽은 “생산재개 예정 일시는 중국 현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은 쌍용차를 비롯해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차에도 와이어링을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레오니그룹의 종속회사인 이 회사는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도 중국 상황을 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마련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당장 생산에 영향이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이번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해 향후 끼칠 영향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와이어링을 공급받는 1차 협력업체인 유라코퍼레이션의 중국 공장이 휴업을 연장하면서 재고가 다음주 바닥이 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당장 이번 주말 예정됐던 팰리세이드 생산 라인의 특근을 철회하고 생산 속도 조절에 들어간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현지 주재원 중 극히 일부의 필수인력만 남기고 귀국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주재원 가족들을 먼저 귀국시킨 바 있다.
이번 사태로 현대차는 다음달 2일, 기아차는 9일까지 중국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다. 재가동 시기와 관련해 회사 쪽은 “상황을 봐서 탄력적으로 움직이려고 한다”고 했지만, 신종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휴무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홍대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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