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3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 190억원어치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코로나19로 주가가 급락하자 지분 확대의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주식은 13만9천주, 현대모비스 주식은 7만2552주를 사들였다. 매입 시점은 지난 19일, 매입 단가는 현대차 6만8435원, 현대모비스 13만789원이다. 이번 주식 매입으로 정 수석부회장의 현대차 지분은 1.81%에서 1.86%로 0.05%포인트 높아졌다. 이번 주식 매입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은 0.08% 확보했다.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주가가 너무 하락해 주주권익 보호와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정 수석부회장이 주식) 매입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대차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3% 넘게 떨어졌다. 올해 초 12만1천원에서 시작한 현대차 주가는 이날 종가기준 6만8900원으로 하락했다. 현대모비스 주가도 올해 초 25만4500원에서 12만1000원으로 반토막났다. 정 수석부회장의 주식 매입은 지난 2015년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한 현대차 주식을 장외 거래로 매입한 이후 4년 반만이다. 현대모비스 주식 매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 주요 임원들도 주식 매입에 나섰다. 지난주 이원희 현대차 사장과 서보신 사장은 현대차 주식 1391주와 4200주를 각각 매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경영진의 주식 매입은 코로나 사태로 경영 여건이 불확실한데도 회사를 책임 있게 끌고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추가 매입 여부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홍대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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