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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식약처, ‘버터맥주’ 형사고발…GS25는 대대적 할인 판매

등록 2023-03-08 14:29수정 2023-03-10 17:27

식약처 서울청 ‘1개월 제조정지’와 제조·유통사 형사고발
지에스25 2월 6캔 9900원·3월 4캔 1만9800원 할인 행사
제조사 대표 “뵈르는 등록된 상표…고래밥에 고래 들었나”
버터가 들어있지 않은데도 ‘버터맥주’라고 홍보·판매해 법률 위반 논란을 불러온 뵈르비어. 지에스25 제공
버터가 들어있지 않은데도 ‘버터맥주’라고 홍보·판매해 법률 위반 논란을 불러온 뵈르비어. 지에스25 제공

‘1캔에 6500원짜리 버터맥주가 2월엔 6캔에 9900원! 3월엔 4캔에 1만9800원!’

일명 ‘버터 없는 버터맥주’ 뵈르비어를 편의점 업계에서 단독 판매 중인 지에스(GS)25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대대적인 버터맥주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식품의약품약전처 서울지방청이 뵈르비어에 대해 1개월 제조정지 처분을 내리고, 제조사와 유통사인 지에스리테일을 형사고발한 상황에서 ‘물량 털어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지에스25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대대적인 뵈르비어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에는 4캔 2만4천원(1캔 6500원)인 버터맥주를 4캔 1만9800원(1캔 4950원꼴)으로 할인해서 판매 중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갓세일’ 상품에 포함시켜 6캔에 9900원(1캔 1650원꼴)에 판매했다. 당시 같은 갓세일 맥주 제품 중 용량이 더 적고 정가도 더 싼 하이네캔(1캔 2500원)과 아사히(1캔 3000원) 맥주를 5캔 1만1천원에 판매한 것과 비교해도, 할인 폭이 컸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업계 관계자는 “버터 없는 버터맥주 논란이 일면서 판매가 급락한데다 식약처 최종 결정으로 제조 중단 등의 처분이 내려질 경우에 대비해 지에스25가 확보한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잇단 할인 행사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에스25는 앞서 2월엔 4캔 2만4천원짜리(1캔 6500원) 버터맥주를 6캔 9900원에 할인 판매했다. 업계 제공
지에스25는 앞서 2월엔 4캔 2만4천원짜리(1캔 6500원) 버터맥주를 6캔 9900원에 할인 판매했다. 업계 제공

이에 대해 지에스25 쪽은 식약처 처분과는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지에스25 관계자는 “관련 이슈가 발생하면서 제품 판매량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할인 행사가 꼭 그런 이슈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제조사와 상의해 품목에 따라 할인 폭을 조금씩 달리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 서울지방청은 이달 3일 제조사 부루구루에 뵈르비어 1개월 제조정지를 사전 통보하고, 제조사는 물론 유통사인 지에스리테일까지 경찰에 형사고발을 한 상태다. 제조사의 이의제기 등 의견수렴 과정이 남아 있지만, 식약처에 이어 지방청까지 뵈르비어가 식약처 고시를 위반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셈이다.

앞서 식약처는 버터가 들어있지 않는데도 ‘버터맥주’(불어로 뵈르는 버터)라는 이름을 사용해 소비자에게 혼동을 준 것은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대한 법률 8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서울지방청에 1개월 제조정지 처분을 의뢰한 바 있다. 서울지방청도 잠정적으로 동일한 결론을 내렸다. 현재 버터맥주는 편의점에서는 지에스25에서 단독 판매 중이고, 그 외에 현대백화점 등의 유통채널에서도 판매 중이다.

지에스25가 3월에는 1캔에 6500원짜리 버터맥주를 4캔 1만9800원에 판매하는 할인행사를 진행 중이다. 업계 제공
지에스25가 3월에는 1캔에 6500원짜리 버터맥주를 4캔 1만9800원에 판매하는 할인행사를 진행 중이다. 업계 제공

제조사인 부루구르 쪽은 식약처 서울지방청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박상재 부루구르 대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불어로 ‘뵈르’라고 썼다고 진짜 ‘버터’가 들어갔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또한 ‘뵈르’는 버터라는 뜻 외에 이미 상표로 등록된 만큼, 식약처 고시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고래밥에 고래가 들어있지 않아도 제재를 받지 않는 것처럼 버터맥주도 마찬가지인데, 유독 이 상품에 대해서만 문제로 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부루구루 쪽은 식약처 서울지방청이 3일 보낸 사전통지에 대해 성실한 이의제기 신청서를 제출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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