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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와우할인 관리지원’ 뭐길래…점주 “권한 침해·탈퇴 어렵다” 반발

등록 2023-11-30 07:00수정 2023-11-30 13:33

쿠팡이츠 ‘10% 와우할인’ 대상 매장에 가입 유도
음식값·배달비·최소 금액 등 변경 권한 양도
쿠팡이츠 “내용 안내하고 동의 받아 문제 없다”
쿠팡이츠 제공
쿠팡이츠 제공

경기도에서 도시락집을 운영하는 ㄱ씨는 최근 ‘쿠팡이츠’ 정산 금액이 생각보다 적어 세부 내용을 살펴보다 깜짝 놀랐다. 쿠팡이츠가 다른 배달 플랫폼인 ‘배달의민족’(배민)보다 수수료가 더 비싼 탓에 배달비를 1400원 더 높게 설정해놨는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수수료가 배민과 동일하게 설정돼 있었던 탓이다. ㄱ씨는 “다른 점주 말로는 쿠팡와우할인 대상 점포가 되면서 ‘와우할인 관리 지원’ 서비스란 것에 가입 동의를 한 건데, 가입 동의를 한 기억조차 없다. 이 서비스는 음식 가격·배달비 등을 경쟁 배달 앱과 동일하게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쿠팡이츠에 넘기는 것이라고 하더라”며 “수차례 서비스센터에 전화했으나 연결도 잘 안 돼 일주일이나 걸려 탈퇴했다”고 말했다.

쿠팡이츠가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와우할인’ 매장을 대상으로 음식 가격과 배달비 등 변경 권한을 쿠팡이츠 쪽에 일임하는 ‘와우할인 관리 지원’ 서비스를 시행한 것이 점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쿠팡이츠는 경쟁사와 동일한 수준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으면 와우할인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정책을 펴 “더 비싼 수수료율을 감안하지 않은 갑질이 아니냐”는 점주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점주들은 ‘와우할인’ 매장이 되어야, 할인 혜택을 노린 음식배달 주문을 더 받을 수 있고 매출도 늘어 ‘와우할인’ 매장으로 남는 것을 선호한다.
와우할인 관리지원 서비스 안내. 제보자 제공
와우할인 관리지원 서비스 안내. 제보자 제공

29일 쿠팡이츠를 이용해 장사를 하는 점주들의 말을 종합하면, 쿠팡이츠는 지난 9월부터 ‘와우할인 관리 지원’ 서비스를 도입해 점주에게 구두 혹은 온라인으로 동의를 받고 있다. 쿠팡이츠는 “다른 배달앱에 등록한 정보와 차이가 있을 시, 다른 배달앱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쿠팡이츠 정보를 자동 변경해준다”고 안내한다. 관리 항목은 최소 주문 금액·고객 부담 배달비·메뉴 가격·메뉴 수·운영시간 등 매장 운영 전반에 해당한다.

쿠팡이츠 쪽은 “바쁜 점주들이 미처 메뉴나 가격을 관리 못 해 와우할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발생해 이에 대한 편의성을 제공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점주들은 이 서비스가 점주의 고유 권한인 음식값 등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또 실수로 동의 버튼을 누르거나 내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구두로 동의를 표시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탈퇴조차 어렵다고 주장한다.

한 점주는 “부주의하게 동의 버튼을 누른 점주 탓만 할 일인지 모르겠다. 서비스센터에 전화하면 통화가 잘 안 돼 탈퇴도 어렵다. 다크패턴도 아니고 어이가 없다”며 “무엇보다 음식값·배달비 등 설정은 점주 고유 권한인데, 이를 쿠팡이츠가 행사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많이 모이는 대형 커뮤니티에도 ‘와우할인 관리 지원’ 서비스’를 성토하는 글과 댓글이 넘쳐난다. 또 다른 점주는 “어렵게 통화가 돼 탈퇴를 요구하면 ‘와우할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한다. 수수료가 높은 쿠팡이츠가 배민 조건에 맞추라는 것도 황당한데, 이 서비스를 통해 점주들을 통제하는 것은 더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쿠팡이츠 관계자는 “해당 서비스는 사장님 포털 사이트 접속 시 첫 화면에 소개하고 있으며, ‘엑스’ 표시를 클릭하면 하루 동안 보이지 않는다. 원치 않는 신청을 막기 위해 신청 완료에 대한 고지 팝업을 띄우고, 동의 시점과 자동변경 적용 전에 별도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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