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깐깐해진 소비자 감성보단 이성에 호소하라
[제12회 한겨레 광고대상]
제품 차별성 설명에 주력하는 광고 많아
지친 마음 어루만지는 희망 메시지 ‘봇물’
제품 차별성 설명에 주력하는 광고 많아
지친 마음 어루만지는 희망 메시지 ‘봇물’
긴 터널이다. 터널 끝이 낭떠러지일지, 드넓은 초원일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경기침체에서 회복으로 옮겨가는 신호가 여럿 감지된다고 하지만, 도통 내 일 같지는 않다. 소비심리가 회복되어 간다지만 지갑에서 돈을 쉽게 꺼내기란 여전히 어렵다. 살얼음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은 이제 만성화가 된 듯하다.
전세계 금융위기와 함께 밀어닥친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은 만성화된 위기에 더욱 똑똑해진다. 한푼을 쓰더라도 더 많은 만족을 위해 이것저것 따지고 또 따진다. 온갖 매체에서 쏟아지는 정보 가운데 쓸 만한 것들을 모아 분석하고 나서야 지갑을 연다.
이처럼 진화하는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한 기업들의 시도를 12회째를 맞는 <한겨레 광고대상>의 수상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한겨레 대상의 영예를 안은 엘지(LG)전자의 ‘트롬 6모션’ 편은 경기침체에 똑똑해진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담고 있다. 제품의 이미지만을 전달하기보다는 소비자에게 ‘이 제품이 당신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광고를 설명문으로 작성할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전속 모델인 이나영의 여섯 가지 몸동작과 여기에 맞춘 단순한 이미지를 연결시켜 소비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식음료 부문 대상과 우수크리에이티브상을 동시에 수상한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우유 제조일자 왜 필요한가?’ 편 역시 제품 변화에 대한 친절한 설명으로 소비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이미지만을 전면에 내세우던 제품들의 광고 변신도 눈에 띈다. 주류와 자동차 광고의 변화가 특히 두드러진다. 우수 마케팅상을 수상한 기아자동차의 ‘멋진 인생, 멋진 쏘울’ 편과 기업피아르(PR) 부문 금상과 우수카피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영예를 안은 현대 모비스의 ‘드라이빙 사이언스’(Driving Science), 주류 부문 대상의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임페리얼 17 트리플 키퍼’ 편에서 확인할 수 있는 특징이다. 기아차의 쏘울 광고는 차 내부를 다양하게 보여주고 하단에는 에코드라이빙시스템과 인테리어 등 각종 특징을 설명해 놓았다. 현대 모비스의 기업피아르 광고에는 자동차의 미래에 대한 소비자들의 물음에 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단순히 세련된 외관보다는 튼튼한 내실을 중시하는 경기침체기 소비자들의 바람을 표현한 것이다. 큰 유리병에 담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던 위스키 광고도 변신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위조 방지 시스템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데 주력하는 내용을 담아 광고를 제작했다.
좀더 나은 내일이 될 것이라며 희망 메시지를 전달하는 광고는 여전히 경기침체기 소비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한겨레 금상을 받은 에스케이(SK)의 ‘당신이 행복입니다’ 편은 자식 이름의 가게를 열어 살아가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소재로 삼아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부문별로는 폭스바겐코리아의 ‘사람을 연구하는 폭스바겐’, 현대건설의 ‘누구나 자신만의 스테이트가 필요하다’, 엘지의 ‘엘지는 사랑입니다’ 편이 자동차, 건설, 기업피아르 부문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금융Ⅰ과 금융Ⅱ 부문 대상에는 각각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의 ‘힘내라! 중소기업’ 편, 현대카드의 ‘디자인으로 사회에 공헌하다’ 편이 선정됐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한겨레〉 광고대상 심사위원들이 6일 오후 한겨레신문사 3층 교육실에서 출품작을 펼쳐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화자 호남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한상필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이만재 카피라이터, 권오휴 닐슨미디어리서치 고문, 김봉현 동국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심사위원장).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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