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 ‘패션 스트리트’의 한산한 모습.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24일 낮 12시 반께 서울 영등포구의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 평소 쇼핑객과 입주사 직원들로 북적이던 식당가는 점심시간임에도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지하 1층과 지상 4층에 몰려 있는 약 40개의 식당 중 만석인 곳은 한 군데도 없었고, 3분의 2 이상 자리가 차 있는 곳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곳 식당가에서 1년 넘게 근무했다는 ㅎ식당 관계자는 “점심시간대인 낮 12시~2시가 손님이 가장 많이 몰리는 때인데 오늘은 평소의 4분의 1도 오지 않은 것 같다”며 “지난 주말부터 손님이 확 준 게 느껴졌다. 3월 코로나19가 한창일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유통업계가 다시 움츠러들고 있다. 생필품 중심인 대형마트의 매출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지만, 패션 품목 비중이 높은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등은 직격탄을 맞았다. 업계에서는 한해 최대 대목인 명절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후 찾은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 캐주얼 의류 매장과 여성복 매장은 평일임을 고려해도 손님이 15명도 채 되지 않았다. 한 여성복 매장에서 근무하는 문아무개(49)씨는 “손님이 평상시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 주말에는 고객이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며 “8월이 비수기이긴 한데 올해는 코로나19가 겹치면서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복 ㅇ브랜드 매장 관계자도 “한달 전쯤부터 매출이 회복되는가 싶었지만, 이달 중순부터 다시 떨어지고 있다. 주말 매출이 (지난해 같은 주 대비) 30% 정도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전국으로 확대된 지난 주말 백화점 3사와 복합쇼핑몰, 아웃렛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주 주말에 견줘 두 자릿수 이상 급감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21~23일 매출이 25% 감소했고,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매출도 각각 15.4%, 12.2% 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롯데 교외형 아웃렛 6곳(파주·이천·기흥·동부산·부여·김해)과 현대아울렛 매출도 각각 43%, 17% 줄었다. 신세계그룹은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3개점(하남·코엑스몰·고양)과 스타필드시티 3개점(위례·부천·명지) 방문객 수가 전주 주말(14~16일)에 비해 35% 감소했다고 밝혔다.
비교적 선방한 대형마트도 안심하긴 이르다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객들이 긴 시간 머물진 않지만 생필품을 사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며 “추석 대목을 기대하고 있으나 자칫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되고 2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된다면 (외려 대형마트는) 타격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