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도 무선 충전한다”

상의-과기정통부, 샌드박스 승인
현대차, ‘무선충전 기술’ 적용 4분기 시범사업
배달 쓰레기 분리 배출 서비스도 나온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현대차 제공

국내 처음으로 무선 충전기술을 탑재한 상용 전기차가 규제 특례(샌드박스)를 통해 출시된다. 전동킥보드 무선충전소가 문을 열고, 먹고 버린 배달쓰레기를 수거해 분리 배출하는 대행 서비스도 등장할 예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어 ‘전기차 무선충전서비스’ 등 10건을 승인했다. 현대자동차가 신청해 실증 특례를 승인받은 전기차 무선충전 서비스는 전기차에 충전 수신기를 장착하고, 주차장 주차면에 무선충전 송신기를 설치해 주차 때 무선으로 충전하는 방식이다. 무선충전에 쓰이는 85kHz 주파수 대역은 국내 전파법상 전기차 무선충전용으로 분배되지 않아 사용할 수 없었다.

과기정통부는 “기존 유선 완속 충전기 대비 충전 고객 경험 관점에서 사용자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킨 기술로 전기차 보급확대와 전후방 사업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승인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4분기에 시범사업을 벌일 예정이며, 사업 기간 무선충전 인프라의 상용화를 위한 데이터 수집 및 시장 테스트에 나선다.

배달쓰레기 분리배출 대행 건에 대한 승인은 신생업체(스타트업) ‘커버링’의 신청에 따라 이뤄졌다. 고객이 사용한 일회 용기를 문 앞에 내놓으면 음식물 쓰레기와 용기를 수거해 이물질을 제거한 뒤 재활용 규정에 맞게 분리해 폐기물 재활용 업자에게 넘기는 방식이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상 폐기물을 수집해 재활용이나 처분 장소로 운반하는 ‘폐기물 수집·운반업’에 이런 서비스가 해당하는지, 지자체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 불분명했다. 강성진 커버링 대표는 “지난해 말 서비스를 처음 도입했다가 규제 이슈로 사업을 중단했었다”며 “폐기물 수집업 허가부터 받으라는 정부 입장이 샌드박스 심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돌아서 준 덕분에 정식 사업권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에스케이씨(SKC)가 신청해 승인받은 ‘전동킥보드 무선충전 스테이션’은 공유 전동킥보드를 이용한 뒤 지정된 구역에 주차하면 자동으로 충전해주는 서비스다. 무선충전에 사용하는 125kHz 주파수의 사용 가능 여부가 불확실해 샌드박스 절차를 거쳐야 했다.

이날 심의위 회의에선 실내외 자율주행 배달로봇과 이동 약자 맞춤 병원 동행 서비스, 공유주방, 택시 차고지 밖 교대 서비스 등도 샌드박스를 승인받았다. 이동 약자 맞춤 병원 동행 서비스는 병원에 가기 어려운 65세 이상 고령자, 장애인, 골절환자 등을 위한 이동 서비스다. 특수개조 차량에 휠체어를 탄 채 탑승할 수 있으며, 동행자가 병원 도착 후 접수, 진료실 이동 후 귀가까지 일괄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영배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