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대선 후보들 부동산 공약, 시장 안정 해칠 우려”

“서울 한강 이북지역서 가격 상승세 종료”
“3월 영종 9천호 등 사전청약 7만호 공급”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7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대선 주자들의 부동산 관련 공약이 부동산 가격 안정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1월 들어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이 선거 과정에서의 대규모 개발 공약에 영향을 받는 조짐도 있어 정부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특이동향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시장 안정은 여야, 그리고 현 정부와 차기 정부를 떠나 모두가 추구할 공통의 지향점이므로 어렵게 형성된 안정화 흐름이 훼손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홍 부총리는 덧붙였다.

최근 여야 대선 후보들은 다양한 부동산 개발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광역급행철도(GTX) 연장과 신규 건설 공약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실제 윤 후보가 발표한 광역급행철도 노선 연장 지역으로 언급한 경기 평택은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이 1월 첫 주 0.04%에서 둘째 주 0.14%로 확대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시장과 관련해선 “하향 안정세로 속도 내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작년 12월 월간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잠정)을 보면 강남 4구가 2개월 연속 하락하며 하락 폭도 11월 -0.05%에서 12월 -0.86%로 확대된 데 이어 서울 -0.48%, 수도권 -1.09%, 전국 -0.91% 등 모두 하락세를 시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2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도 전월 대비 -0.47%로 통계 집계 후 최대폭으로 둔화하고, 매수심리를 체감할 수 있는 12월 서울아파트 경매시장 낙찰률 역시 11월 62.2% 대비 15.3%포인트 하락한 46.9%로 연중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지난해 2월 80.0%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뒤 계속 하락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1월 둘째 주 주간동향으로 봐도 서울에서 하락세를 나타낸 기초지방자치단체가 4개로 확대된 가운데 한강 이북지역에서 1년 반 동안의 가격 상승세를 종료했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와 노원구, 금천구, 은평구 등에서 하락했다. 그는 “매매수급지수도 전국·수도권·서울 모두 매수자 우위를 유지하며 6주 연속 동시 하락했는데 이것은 2018년 11월부터 2019년 2월 이후 최초”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이 14일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조기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어 향후 시장 여건 역시 부동산시장 하향 안정의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주택 공급과 관련해선 “올해 사전청약 물량으로 작년 대비 약 2배 수준인 7만호를 공급하고, 이중 면적이나 브랜드 측면에서 선호도가 높은 민간 물량을 절반 이상인 3만8천호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7월 사전청약 시행 이후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이 하락하는 등 사전청약이 젊은 세대의 추격매수 심리 진정과 시장 안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향후 2월 의왕고천 등 6천호, 3월 인천 영종 등 9천호를 포함해 매월 사전청약을 시행하며 국민 체감도를 더욱더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