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1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정부가 최선을 다했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홍남기 부총리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자체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그동안 정부는 공급확대와 실수요 보호, 투기억제라는 3대 원칙하에 부동산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다”며 “이같은 노력에도 결과적으로 부동산시장 안정으로 연결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5년간 부동산대책이 28번이었다고 지적하나, 종합대책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그 절반”이라며 “나머지는 이미 발표한 대책의 후속 대책 성격이고,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 정책에 대해 절대 소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2008∼2012년 주택입주 물량이 35만7천호, 2013∼16년 45만호인 반면 2017∼2021년에는 52만3천호로 늘었다는 수치도 제시했다.
홍 부총리는 또 “2020년 이후 입주여건의 일시 위축 우려가 지속 제기된 점은 무겁게 받아들였고, 2·4대책 등 대규모 물량 추가 보강에 총력을 기울였다”며 “일각서 현 정부 대책 이행만으로도 2025년 이후 주택공급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란 시각도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 후보 모두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힌 부동산 세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집은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이라는 인식처럼 주택이란 한정된 재화가 최대한 필요한 사람들에게 배분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런 관점에서 주택거래 전 단계에 걸쳐 시장 안정을 위한 세제를 구축·시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등 수요관리 패키지가 완성된 작년 하반기 이후 투기적 매수 동기 감소 등에 따라 시장 안정화 흐름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다주택자 부동산 양도소득세와 관련해 2020년 인상을 예고하고 2021년 6월부터 이를 시행했다. 홍 부총리는 또 “향후 관련 제도 변화에 대해서는 차기 정부가 새 기조하에 새 판단을 모색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서민·실수요자에 대해서는 정부도 내집 마련 지원, 주거안정성 강화 등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지원했다”며 “역대 최고 수준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통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수준 재고율 달성, 주거급여 소득기준을 중위소득 46%까지 확대하는 등 주거복지 국민 체감도 제고에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대차 3법의 경우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신규 전세가 불안 등 일부 문제도 제기돼 정책적 보완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며 “차기 정부가 필요하면 문제점 추가 보완 및 제도 안착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홍 부총리는 세무사조차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부동산 세제가 복잡해지고 종합부동산세 과세를 올해가 아닌 전년 공시가격 기준으로 하는 전례 없는 정책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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