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수출입동향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9월 들어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이 1년 전보다 9% 가까이 감소했다. 이 기간 수입은 6% 이상 증가하면서 9월에도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 달에도 무역적자가 나면 25년 만에 6개월 연속 적자를 보게 된다. 계속되는 무역수지 적자에 정부는 올해 무역금융 규모를 최대 351조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수출입 현황을 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이 330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견줘 8.7% 감소했다. 관세청은 추석 연휴로 인해 조업일수가 감소하면서 수출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13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5일)보다 1.5일 적었고, 일평균 수출액은 1.8% 증가했다. 하지만 수출 증가율은 지난 6월(5.4%) 16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진 뒤 매달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수입은 371억달러로 1년 전보다 6.1% 증가하면서, 무역수지는 41억5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적자다. 9월에도 무역적자를 기록하면 25년 만에 6개월 연속 적자를 보게 된다.
무역수지 적자 흐름이 이어지자 정부는 무역 금융 규모를 90조원가량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수출입 동향 관련 점검회의를 열고 “무역수지 적자폭이 지난 몇 달보다 다소 줄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중국 등을 중심으로 수출제약 리스크가 여전하고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해 올해 무역금융 공급을 최대 351조원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계획보다 90조원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아울러 추 부총리는 “현장의 애로가 큰 물류비 부담 완화 등을 위해 예비비를 활용해 120억원을 조속히 추가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류비 지원 90억원, 수출바우처 20억원, 온·오프라인 연계(O2O) 수출 상담회 10억원 등이다. 정부는 조선, 2차전지, 인공지능(AI) 로봇, 미래 모빌리티 등 주력 수출산업과 유망 신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순차적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에 대해 핵심 분야별 공급망 리스크 요인을 점검해 대응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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