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반도체 생산이 11% 줄어들며 2008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반도체 생산지수(계절조정)는 320.6(2015년=100)으로 전 분기와 견주어 11% 감소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23.6%)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크게 줄어든 것이다. 반도체 생산지수는 지난 2분기(-1.8%)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이 줄면서 제조업 생산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제조업 생산지수도 전 분기 대비 증감률이 2분기(-1.7%), 3분기(-1.6%) 연속으로 줄었다.
반도체 부문은 가동률은 떨어지고, 재고는 쌓여가고 있다. 3분기 기준 반도체 부문 가동률은 전 분기 대비 16.3% 감소했고, 재고는 17.4%나 늘었다. 반도체 재고는 지난해 3분기 36.8% 급증한 뒤로 줄곧 늘어왔다. 월간 기준으로는 지난 6월 6.1%, 7월 12.4%, 8월 3.8%, 9월 0.6% 증가해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이 부진을 겪으면서 경제 전반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발간한 ‘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반도체 부문이 대외 수요 둔화로 위축되고, 수출 역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경기 회복세가 제약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10월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보다 17.4% 감소하면서 3개월 연속 줄었고, 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5.7% 줄어 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반도체 산업을 짓누르는 대외 불확실성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정보기술(IT) 관련 수요가 줄면서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고 있고, 이것이 반도체 수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제조업 수출의 경우 대외 하방 요인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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