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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화물연대 파업이 ‘사업주 담합’이라는 공정위…“ILO 협약 위배” 비판

등록 :2022-12-02 17:20수정 :2022-12-02 22:29

“사업자 금지행위 소지” 현장조사
“노동권 보장 역행…ILO 협약 위배”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화물연대의 조사방해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화물연대의 조사방해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사업자 단체 금지행위’ 위반 여부를 가리겠다며 직권으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화물연대를 노동조합이 아닌 사업자 단체로 규정해 공정거래법상 부당 공동행위로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권을 강화하는 기조와 우리 정부가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의 협약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공운수노조 사무실과 부산 남구 화물연대 부산지역본부에 조사관 17명을 보냈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속 사업자에 대한 운송거부 강요 행위, 다른 사업자의 운송을 방해하는 행위 등을 살피기 위한 위한 현장 조사”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사흘 만에 전격 조사에 나선 것이다. 공정위는 이날부터 사흘 동안 관련 자료와 진술을 받겠다는 입장이지만, 조합원들의 제지로 건물에 들어서지 못하고 대치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공정위 직원들은 담합의 내용이 무엇인지조차 설명하지 않고 일단 (사무실 안에) 들어가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조사가 목적인지, 사무실에 들이닥치는 것이 목적인지 알 수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공정위 조사가 부당하다고 판단하지만 장소·방법을 조율해 조사에 응할 방침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별도의 브리핑을 열어 “화물연대에 소속된 화물차주를 사업자로 판단하고 있으며, 향후 파업이 종료될 시에도 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는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의적으로 현장 진입을 저지·지연하는 조사 방해행위는 심각한 문제”라며, 조사 방해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정부가 화물차 기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를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아닌 사업주와 사업자 단체로 규정하는 것은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지난 6월에도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굴착기 기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이 건설사에 압력을 행사한 쟁의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 강요’로 판단해 전원회의에 넘겼다. 당시 공정위는 건설노조 간부 중에 건설기계를 여러대 등록하고 임대하는 사업자들이 있다는 점을 문제삼았는데, 화물연대 조합원은 모두 개인·지입 차주여서 사정이 다르다.

한국 정부가 비준해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 자유 협약’에 위반된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국제노동기구 ‘결사의 자유 위원회’는 2011년부터 화물연대 파업 관련 제소 사건에서 “화물기사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노조법에 의해 설립된 단체를 포함해, 자신의 이익을 증진하고 보호할 단체에 가입할 권리가 있다”고 권고해왔다. 윤애림 서울대 법학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전 세계적으로 자영노동자(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해선 경쟁법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기조인데, 현 정부는 오히려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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