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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1억 9042만원, 892만원…상·하위 10% 소득 격차 더 커졌다

등록 2022-12-13 17:24수정 2022-12-13 22:20

통계청, ‘소득10분위 현황’ 첫 공개
저소득층 지원축소 탓 격차 커져
서울 종로 탑골공원.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기사와 무관한 사진)
서울 종로 탑골공원.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기사와 무관한 사진)

한국에서 소득 상위 10%인 집(생계를 같이하는 가구)이 한 해에 벌어들이는 돈은 얼마일까? 정답은, 지난해 기준 평균 1억9042만원이다. 이들이 보유한 부동산 등 자산은 평균 15억5475만원에 이른다. 반면 소득 하위 10% 가구의 가구당 연평균 소득은 지난해 기준 897만원, 보유 자산은 1억2407만원이다.

상위 10%와 하위 10%의 소득격차는 약 21배, 자산격차는 약 13배다. 특히 이들의 소득격차는 지난해 정부의 저소득층 지원 축소 등으로 확대 추세로 돌아섰다. 빈약한 노후 안전망을 염두에 두면 소득 하위 10% 가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인빈곤’ 문제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13일 <한겨레>가 통계청의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소득 10분위 현황을 분석해 보니, 지난해 국내 소득 상위 10% 가구의 연평균 소득을 하위 10% 가구 소득으로 나눈 ‘소득 10분위 배율’(가구 소득 기준)은 21.2배로 나타났다. 상위 10% 가구가 하위 10% 가구보다 21배 많은 소득을 올린다는 의미다. 통계청이 국내 모든 가구를 소득 수준에 따라 10%씩 10개 구간으로 구분한 10분위 통계를 공개한 건 처음이다.

소득 10분위 배율은 국세청 과세 자료 등을 통계에 반영하기 시작한 2016년 25.4배에서 2020년 20.2배로 매년 꾸준히 완화돼 왔다. 기초연금 인상, 노인 일자리 확대 등 저소득층 노인 지원이 확대된 영향이다. 지난해 이 지표가 다시 악화된 건 상위 10% 가구의 근로소득이 하위 10%보다 훨씬 큰 폭으로 늘고, 정부의 저소득층 지원은 되레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부의 코로나19 지원금은 중산층 이상 자영업자까지 지급 대상이 확대됐으나, 정작 하위 10% 가구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정부 지원금(공적 이전 소득)이 가구당 연 529만원에서 523만원으로 줄었다. 상위 10% 가구의 공적 이전 소득이 490만원에서 512만원으로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눈에 띄는 건 정부가 가계에 지급하는 이전 소득이 최근 5년 새 매년 평균 12% 안팎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며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수령자가 부쩍 많아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코로나19 발생 시기를 제외한 2017∼2019년 소득 상위 20∼50% 가구의 연평균 공적 이전 소득 증가율은 10%를 넘었다. 같은 기간 하위 10% 가구의 이전 소득 증가율(9.5%)을 넘어선다.

문제는 앞으로 저소득 가구와 중·상위 소득 가구 간 소득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하위 10% 가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저소득 고령층의 경우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미가입자가 많은 까닭이다. 연금 못 받는 노인 빈곤 가구와 공적연금을 수령하는 중산층 가구 사이 간극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노인 빈곤 문제를 풀려면 (어르신들이) 더 오래 일하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경력 쌓일수록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 등 기존 경직적 임금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임금 부담을 줄여 고령층 일자리를 유지하자는 제안이다.

그러나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노인 빈곤 문제의 핵심은 65살 이상 어르신으로, 55∼65살을 대상으로 하는 호봉제 개혁과는 별개이고 직접적인 연관성도 약하다”며 “지금의 노인 빈곤 문제를 개선하려면 빈곤이 심각한 75살 이상 어르신들을 위해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공공형 노인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내년 공공형 노인 일자리를 올해보다 6만1천개(60만8천개→54만7천개) 줄인 예산안을 제출했다가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국내 소득 상위 10% 가구의 보유 자산액을 하위 10% 가구의 자산액으로 나눈 값도 지난 2017년 3월 말 11.8배에서 올해 3월 말 12.5배로 올라갔다. 상위 10% 가구의 자산은 이 기간 10억7745만원에서 15억5475만원으로 44%(4억7730만원) 늘었으나, 하위 10% 가구의 자산은 같은 기간 9159만원에서 1억2407만원으로 35%(3248만원) 증가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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