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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카카오 ‘SM 지분 취득’에 법원이 제동…하이브 승기 잡아

등록 2023-03-03 19:14수정 2023-03-03 21:46

SM을 상대로 낸 이수만 전 총괄의 가처분 신청 법원이 인용
하이브와 카카오 간 지분 경쟁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주가 그래프. 연합뉴스
하이브와 카카오 간 지분 경쟁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주가 그래프. 연합뉴스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서 하이브가 승기를 잡았다. 에스엠의 카카오 대상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법원이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의 손을 들어주면서 카카오의 에스엠 지분 인수에 법적 제동이 걸렸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김유성 수석부장판사)는 3일 이 전 에스엠 총괄의 유상증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에스엠 경영진은 지난달 7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카카오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약 1119억원 상당의 신주와 1052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에스엠 지분 약 9.05%를 확보하게 돼, 18.46%의 지분율로 1대 주주인 이 전 총괄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설 예정이었다. 이에 반발해 이 전 총괄이 하이브에 지분 14.8%를 넘기는 한편,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긴급한 자금 조달 및 사업 확장, 전략적 제휴 등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에스엠이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 등을 배제하고 카카오에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배정·발행할 필요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전 총괄과 손잡고 ‘카카오-에스엠 현 경영진 연합’ 쪽과 지분 경쟁에 나선 하이브는 유리한 고지에 서게됐다. 하이브가 확보한 지분은 이 전 총괄이 보유했던 14.8%에 이 전 총괄에게 풋옵션이 걸린 채 남은 지분 3.65%, 최근 갤럭시아에스엠으로부터 사들인 지분 약 1%까지 19.5%에 이른다. 여기에 지난달 28일까지 진행한 공개매수에서 확보한 지분을 포함하면 20%가량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엠 인수에 필요한 지분 9.05% 획득이 어려워진 카카오는 셈법이 복잡해졌다. 카카오엔터는 지난달 27일 에스엠 인수와 관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에서 투자 받은 9천억원을 활용해 공개매수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었다. 다만 공개매수에 나서기에는 천문학적 비용을 감안할 때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날 카카오는 법원 결정과 관련해 “내부 논의를 거쳐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는 짤막한 입장만 내놓았다.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발을 뺄 가능성, 하이브와 극적으로 협력할 가능성 등도 제기된다.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는 이날 오후 에스엠 임직원과 팬에게 편지를 보내 소회를 밝혔다. 그는 “에스엠을 자식이나 친인척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더욱 번창시킬 수 있는 이 업계의 ‘베스트’에게 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하이브가 경쟁 관계였지만 나에겐 ‘더 베스트’는 하이브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저와 같은 음악 프로듀서로 음악에 미쳐 살았고, 방탄소년단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인물이었다”며 “저와 같은 애정으로 아티스트를 대한다는 것을 느꼈고, 이런 점이 선택의 이유였다”고 밝혔다.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법률대리를 맡은 화우는 “법원이 지극히 정당한 판단을 내렸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화우는 “이번 결정으로 회사 경영진이 임의로 회사 지배력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사결정이 상법에 반하는 위법한 결정이라는 점이 명확히 확인됐다”며 “향후에도 에스엠 현 경영진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통해 단호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이날 문화연대와 서울대 아시아문화연구소 한류연구센터가 연 토론회에서 “(에스엠 경영권 분쟁은) 한국 케이팝 제작 시스템의 전근대적인 경영 구조가 해체되는 분기점”이라며 “해결 방향에 따라 케이팝 제작 시스템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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