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이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2일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 자료를 통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0%로 전 분기 말(0.38%)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국내은행 부실채권비율은 2020년 6월 말 0.78%에서 0.71%로 하락한 뒤 9분기 연속 내려왔으나 이번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부실채권비율은 국내 은행의 총 여신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의 비중을 뜻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10조1천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4천억원 늘었으며, 총 여신 규모는 전 분기 말보다 8조7천억원 줄었다. 금감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한계 차주 등이 발생해 부실채권비율이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있다. 전체 부실채권 가운데 82.3%(8조3천억원)가 기업대출과 연관돼 있었다. 가계대출의 부실채권 규모는 1조7천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지난해 말 기준 227.2%로 전 분기 말 대비 3.3%포인트 상승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총 대손충당금잔액을 부실채권 규모로 나눈 비율로, 부실에 대응해 쌓아놓는 적립금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금감원은 “은행권 부실채권비율은 아직 양호한 수준”이라면서도 “지난해 하반기 중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어 기업이나 가계 취약 부문의 신용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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