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아침 8시14분 김포도시철도 사우역에서 풍무역으로 향하는 열차에 사람들이 가득 차 있다. 고병찬 기자
정부가 ‘승객실신 지옥철’이란 오명을 쓴 김포골드라인(김포도시철도)의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버스를 추가 투입하고, 버스 전용차로를 연장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오는 9월로 예정돼 있는 추가 투입 열차 6편성의 투입 시점도 최대한 당긴다는 계획이다.
14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김병수 김포시장, 김포골드라인 운영기관과 김포공항 국제선청사에서 혼잡 완화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현재 김포시 관할인 고촌∼개화는 버스전용차로로 지정돼 있으나 서울시가 관할하는 개화∼김포공항은 지정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버스전용차로가 없어) 차량 정체가 일어나기 때문에 시민 입장에선 버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이용할 수 없다”며 서울시에 버스전용차로 구간 연장을 요청했다.
이에 서울시는 개화역∼김포공항 구간 “버스전용차로가 조속한 시일 안에 설치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는 김병수 김포시장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수륙양용버스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김포를 출발해 한강공원 선착장까지는 한강을 이용하고, 한강공원부터 인근 지하철역까지는 도로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얘기다.
국토부는 버스전용차로가 연장되면 김포시청∼개화∼김포공항으로 연결되는 출퇴근 셔틀버스 이용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와 별개로 고촌역, 풍무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직행하는 셔틀버스를 체감 가능한 수준까지 전폭적으로 늘려 투입하겠다”고도 밝혔다.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관계자는 “김포신도시를 출발해 김포공항에 가까워질수록 열차 내 밀도가 올라가는 만큼, 김포공항역 전전역(고촌역)부터라도 열차 이용객을 줄이고 셔틀버스를 이용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셔틀버스는 김포시가 전세버스 형태로 투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역사 내 혼잡도를 관리할 수 있도록 혼잡시간대 탑승을 제한하는 ‘커팅맨’을 이른 시일 안에 배치하겠다고도 밝혔다. 지난 11일 오전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에서 10대 고등학생과 30대 여성이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졌는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탑승 인원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버스 투입과 버스전용차로 연장이 효과를 낼지를 두고 ‘갸우뚱’ 하는 반응도 나온다. 한 김포 주민은 “김포골드라인으로 출퇴근 시민이 몰리는 것은 열차의 정시성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며 “또 도로 정체가 대폭 완화되어야 버스로 출퇴근을 할 텐데, 버스전용차로를 만드는 동안에는 오히려 정체가 더 심해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근본 대책으로 꼽히는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과 지티엑스(GTX) D노선 개통까지는 많은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국토부는 대신에 오는 9월 예정된 김포골드라인 6편성 증편 시점을 3개월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증편으로 혼잡도가 현재보다 40% 줄어들 걸로 본다”고 말했다.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개선과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5일 오전 직접 만나 대책을 논의한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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