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제이(CJ)푸드빌 산하 제과 프렌차이즈인 뚜레쥬르는 전국 1280여개의 가맹점을 운영 중인 업계 2위 브랜드다. 뚜레쥬르 누리집 갈무리
씨제이(CJ)푸드빌 산하 제과 프렌차이즈인 뚜레쥬르 본사가 전대차 계약을 맺고 영업하던 점주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연 24%의 연체 이자에 매장 원상 복구 비용까지 청구하는 소송을 내 ‘대기업 갑질’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뚜레쥬르는 전국에 1280여개의 가맹점을 운영 중인 업계 2위 브랜드다.
1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초 뚜레쥬르 본사는 서울 송파구 위례아이파크점을 운영하던 김아무개씨에게 점포 원상복구 비용 1억원을 포함해 1억5천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김씨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2019년 8월 본사 추천으로 이전부터 운영하던 뚜레쥬르 교대점을 접고 위례파크점 운영을 시작했다. 이 점포는 본사가 건물주한테 빌려 김씨에게 전대차(임차인이 매장을 제3자에게 임대하는 계약)를 준, 일종의 ‘위탁관리형 점포’다. 김씨는 전 운영자에게 7500만원의 권리금까지 주고 잔여 계약기간을 이어받았다. 이후 본사에 보증금 7천만원과 매달 418만원의 임대료를 내며 지난 3월까지 영업을 해왔다.
하지만 건물주가 뚜레쥬르 본사에 월세를 2배 가까이 올리겠다고 하자, 본사는 김씨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어 계약 갱신을 놓고 실갱이를 하는 과정에서 밀린 임대료에 연 24%의 이자를 가산해 납부할 것과 ‘원상복구’ 비용 1억원까지 내라고 요구했다. 김씨가 응하지 않자, 본사는 원상복구를 한다며 매장에 들어와 220만원짜리 믹서기와 150만원짜리 반죽기 등 집기까지 가져갔다. 김씨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했지만, 본사는 이마저 거부하고 소송에 나섰다.
김씨는 “계약 종료 시점을 앞두고 본사에 계약 갱신에 대한 확답을 해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본사는 연장을 해 줄 것처럼 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알고 보니 건물주는 이미 4월10일자로 건물을 매매했다고 본사에 통보했다더라”며 “길거리에 나앉을 판에 살인적인 연체 이자에 원상복구 비용까지 내라니 억울하다. 대기업인 본사로부터 갑질을 당하는 점주가 과연 나뿐일까 싶다”고 호소했다.
현행 가맹거래사업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가맹점주는 본사에 10년까지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음에도 뚜레쥬르 본사는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한 것이다. 또 김씨가 양도를 받아 점포에 들어왔음에도 이전 점주가 한 인테리어 원상 복구 비용까지 떠넘겼다.
김씨를 대리하는 권도연 변호사는 “대법원도 원상회복 의무에 관해 ‘임차받았을 당시 상태로 반환하면 된다’고 판시하고 있음에도 본사가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분쟁조정마저 거부하고 연 24%라는 연체금까지 더해 소송을 건 것은 대기업의 횡포”라고 짚었다. 이어 “상가가 매도된 사실을 숨기고 계약 연장을 빌미로 김씨를 기망한 것도 문제”라며 “김씨는 결국 계약 연장도 못하고, 권리금마저 회수할 수 없는 데다, 원상회복 비용까지 물어야 하는 3중고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뚜레쥬르 본사는 “민법상 임차인이 원상복구를 당연히 하고 나가도록 돼 있고, 임대료에 대한 연체 이자 역시 법정 최고 이율인 25% 미만이라 문제가 없다. 계약을 종료한 것은 임대인이 임대료를 상당 기간 밀린 탓이다”라고 주장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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