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1일 부산항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 하는 모습. 연합뉴스
수출이 11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무역수지는 3개월째 수입이 수출보다 더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를 나타냈다. 하반기 들어 소비·투자 등 내수가 뒷걸음질 친 가운데, 수출 역시 하반기에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는 이른바 ‘상저하고’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액은 518억7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8.4% 줄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21%)와 석유제품(-35%), 석유화학(-12%), 철강(-11%) 등의 수출 부진이 이어졌다. 수출 비중이 큰 반도체의 8월 수출액은 107억8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 줄어 13개월째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작년 8월에 전년 대비 7.8% 감소한데 이어 감소 폭이 훨씬 커졌다. 반면 자동차(29%), 선박(35%) 가전(12%) 등은 호조를 보였다. 자동차 수출은 역대 8월 실적 가운데 최고치를 보이며 14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출은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연속 역성장했다. 2018년12월∼2020년1월(14개월간) 이후 가장 긴 수출 감소세다. 다만, 8월 수출 감소율은 전달(-16.4%)보다 둔화돼 한자릿수로 내려왔다. 수출 비중이 큰 중국(-20%)과 아세안(-11%) 지역으로의 수출 감소세가 지속됐다. 대중국 수출 감소율은 지난해 8월(-5.5%)에 이어 올해는 -19.9%로 4배 가량 커졌다. 미국(2%)과 유럽연합(3%), 중동(7%) 지역 수출은 자동차 수출 증가 영향으로 플러스로 반전했다.
수입은 에너지·원자재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 영향으로 전년 대비 22.8% 감소했다. 이에 따라 8월 무역수지는 8억7천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 이후 15개월 연속 적자를 보이다 지난 6월부터 흑자 반전했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면서 전체 교역규모가 쪼그라드는 불황형 흑자가 3개월째 이어진 것이다.
정부는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7월 실적과 견줘보면, 8월 전체 수출 증가율(-16.4%→-8.4%), 반도체 수출액(-33.6%→-21%), 대중국 수출액(-25%→-20%) 등의 감소 폭이 둔화하면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부는 “주력인 반도체 수출액이 지난 1분기 월 평균 69억달러에서 7∼8월에는 평균 80억달러로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추세”라며 “대중국 수출액도 다시 100억달러대를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기저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월간 수출액이 지난해 4분기(10월)부터 역성장(-5.8%)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올해 4분기부터는 수치상 플러스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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