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월20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이차전지(배터리) 양극재 수출이 크게 늘었지만, 동시에 양극재의 핵심 원료 화합물과 전구체의 대중국 수입 또한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에 의존도가 높은 이차전지 제조용 원료 화합물의 자체 생산 능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한국무역협회가 낸 ‘미국 IRA 시행지침이 우리나라 배터리 공급망에 미칠 영향’ 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이차전지 양극재 수출액은 74억9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양극재 수출은 2019∼2022년 연평균 77.7%의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국내에서 가공한 양극재는 지난해 발효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요건(미국 또는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제조)에 해당한다.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유럽·미국 등에 공장을 증설하면서 양극재 수출에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양극재의 핵심 구성물인 전구체와 원료 화합물 수입 또한 많이 증가했다. 양극재는 니켈·코발트·망간 등 다양한 금속 원료 화합물(전구체)에 리튬 산화물을 넣어 만든다. 전구체와 원료 화합물은 양극재 원가의 70% 가량을 차지하는데 대부분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다.
올해 상반기 리튬과 전구체 무역 적자는 각각 50억9천만달러, 21억7천만달러였다. 이 가운데 대중국 무역적자는 각각 30억달러, 21억1천만달러에 이른다. 리튬 무역적자의 59%, 전구체 무역적자의 97%가 중국에서 났다. 올 상반기 양극재 흑자(58억1천만 달러)의 약 88%가량이 중국으로부터 리튬과 전구체를 수입하는 데 쓰인 셈이다.
고성은 무협 연구위원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전구체의 생산 내재화와 리튬 등 주요 광물의 조달처 다변화는 원가 절감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며 “미국 내 생산이 불가피한 배터리 부품에 관해서는 신속한 대미 투자 결정과 집행을 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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