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조가 ‘수서행 케이티엑스(KTX)’를 요구하며 14일부터 나흘간 파업에 나선다. 노조는 서울역에서는 케이티엑스, 수서역에서는 에스알티(SRT)만 운행되는 ‘철도 경쟁체제’가 철도 운용 비효율과 불편을 낳고 있다며, 국토교통부와 대화를 요구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동자들로 구성된 철도노조는 7일 서울 용산구 철도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4일 오전 9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1차 파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수서행 케이티엑스 운행을 두고 국토부에 사회적 논의와 대화를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며 “국토부가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경고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철도노조 파업은 지난 2019년 11월 닷새간 파업 이후 약 4년 만이다.
이번 파업은 지난 1일부터 목포·여수·포항과 서울 수서를 오가는 에스알티 노선 3개가 신설되며, 기존에 부산과 수서를 오가는 에스알티 열차 운행횟수는 주중 왕복 5회 줄어든 것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 철도노조에 따르면 운행횟수 감소로 줄어든 수서∼부산 좌석수는 하루 4100여석이다. 보유 열차가 적은 에스알티만을 활용해 노선 확대를 추진하다보니 노선 확대가 기존 노선 운행횟수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국토부는 서울역과 부산역을 오가는 케이티엑스를 왕복 3회 증편을 대책으로 내놨지만, 철도노조는 해당 증편 열차들을 서울∼부산이 아닌 수서∼부산 노선에 투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줄어든 노선에 대체 열차를 투입해야 제대로 된 대책이 되는 것인데, 정부의 경직적인 철도 경쟁체제가 이런 대책 마련을 가로막고 철도 승객 불편을 양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수서행 케이티엑스 도입과 함께 4조2교대 근무 시행도 요구하고 있다. 코레일은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노사 합의로 4조2교대제를 시범운행 중이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국토부가 ‘정부의 허가와 사전 준비 없이 교대제를 개편했다’며 3조2교대제 환원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노조는 교대제 등 문제를 두고 지난 7월부터 코레일과 6차례 실무교섭 등을 벌였지만, 3조2 교대제 환원이 정부 방침인 탓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파업에 돌입해도 필수유지인력인 조합원 9300여명은 현장을 지킨다. 필수유지 열차 운행률은 고속철도 56.9%, 새마을호 59.5%, 무궁화호 63.0%, 광역철도 63.0% 등이다. 정부는 군·경찰(철도특별사법경찰)을 활용해 수도권 전철 등에 대체 기관사를 투입할 계획이다. 철도안전법에 따라 대체 투입 기관사는 신체·적정 검사를 통과하고 운행예정 노선 실무수습 훈련 거쳐야 한다.
철도노조는 경고성 1차 파업에도 국토부가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2차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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