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에너지솔루션 공장 전경. 엘지에너지솔루션 제공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사 엘지(LG)에너지솔루션(이하 엘지엔솔)이 북미 공장 신규 증설 등에 힘입어 3분기(7~9월)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수주 잔고액은 500조원을 넘어섰다.
엘지엔솔이 25일 발표한 ‘3분기 영업실적’(연결기준)을 보면, 매출은 8조2235억원, 영업이익은 731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7.5%, 영업이익은 40.1%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영업이익 중 2155억원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에 따른 공제액이다.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5157억원이다. 공제액이 2천억원을 웃둔 데는 올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과의 합작공장 신설 등 미국 내 시설투자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회사 쪽은 “연간으로 10조원 이상의 투자 집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엘지엔솔의 10월 기준 수주 잔고액은 50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2분기 수주 잔고가 440조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석 달 만에 60조원이 불어난 셈이다. 여기에는 최근 일본 도요타와 계약한 물량도 포함돼 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엘지엔솔 수주액은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2021년 말 260조원 규모에서 2022년 말 310조으로 껑충 뛰었고, 올 상반기 440조원에서 500조원을 넘어섰다. 이로써 국내 배터리 3사의 전체 수주 잔고액은 1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 환경은 만만찮다. 세계적으로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는데다 유럽·중국 지역의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 등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이창실 엘지엔솔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실적설명회에서 “내년에는 경기 둔화와 고금리로 인한 구매심리 위축, 북미 대선과 일부 완성차 기업의 전동화 속도 조절 문제로 매출 성장이 올해만큼 크진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엘지엔솔의 3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에 견줘 6.3% 줄어든 수치다. 수익 착시 속에 매출 감소 흐름은 좋지 않은 신호다. 4분기 이후 시장 전망에 대한 우려로 엘지엔솔의 주가는 급락했다. 이날 엘지엔솔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7% 빠진 40만9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차전지 업황 부진에 내년 매출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투자심리를 짓누른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쪽은 북미지역 전기차 수요가 여전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부문 성장 등 기회요인이 많기 때문에 투자를 지속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