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연합뉴스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부정적인 뉴스로 카카오 주주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에스엠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의혹에 대해 사법기관에 충실히 소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9일 오전 진행된 카카오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은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지난달 26일 구속돼 홍 대표가 홀로 진행했다.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는 올초 하이브와의 ‘에스엠 인수전’ 당시 2400여억원을 활용해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카카오 법인까지 수사 대상이 된 상황이다. 홍 대표는 이날 “현재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 말하기 어렵지만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의혹에 대해 사법기관에 충실히 소명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대표는 “작은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어느덧 국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가 됐다”며 “회사의 성장과 함께 그만큼 커진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회사 경영의 틀을 다시 고민해 조직적인 재정비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주주분들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하면서 현재 추진 중인 사업들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카카오 모빌리티의 수수료 체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홍 대표는 “그동안 어쨌든 수수료가 좀 복잡한 체계로 되어 있어서 사회적으로 비판을 많이 받았다”며 “90%의 일반 택시로부터는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고 가맹택시에게는 20%로 알려져있지만 실제로 기사님이 부담하는 수수료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13일부터 택시 단체들과 카카오 모빌리티가 간담회를 시작하니 거기서 수수료 체계와 가맹 구조 등을 원점에서 토론하고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9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M 인수 과정에서 심려 끼쳐 주주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 중 홍 대표가 눈을 감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카카오는 이날 시세조종과 분식회계 혐의로 수사와 회계감리를 받는 상황에서도 호실적을 발표했다. 카카오의 3분기 매출은 연결기준으로 2조1609억원, 영업이익은 140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16.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7%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에 비해서는 24% 늘었고, 시장전망치(1257억원)를 웃돌았다. 순이익은 4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9% 줄었다.
사업부문별로는 톡비즈 매출이 51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선물하기와 톡스토어 등 거래형 매출은 15% 늘었다. 포털비즈 매출은 832억원으로 24% 감소했다. 플랫폼 기타 매출은 카카오페이 글로벌 거래액 증가와 카카오모빌리티 전 사업부문의 안정적인 성장 등의 영향으로 5% 증가한 4285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매출은 1조1315억원으로 30% 증가했다. 스토리 매출은 8% 증가한 2491억원, 뮤직은 105% 늘어난 5133억, 미디어는 14% 증가한 1070억원을 기록했다. 게임은 2620억원으로 12% 감소했다.
카카오는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하도록 사업구조를 굳건히 하고, 이용자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끊임 없이 투자하는 등 기본에 집중하는 경영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2024년에는 한층 강화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지선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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