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판매 중인 1인용 식사 밀키트. 연합뉴스
청년과 노인 비중이 높은 ‘1인 가구’의 지난 3분기 소득이 다른 가구와 달리 유일하게 감소했다. 고물가·고금리 탓에 식료품 등 필수 지출이 늘어난 1인 가구는 외식·숙박 등 비필수적인 소비에는 지갑을 닫았다.
26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3분기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78만3천원으로, 1년 전 같은 분기와 비교해 2.4% 줄었다. 반면 2인 가구는 6.9% 늘었고(이하 전년동분기 대비) 3인과 4인 이상 가구도 각각 3.1%, 10.6% 소득이 증가했다. 전체 평균도 3.4% 늘었다. 1인 가구의 3분기 근로소득(184만2천원)은 0.8%로 소폭 증가했지만, 다른 가구에 비해선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2인·3인·4인 이상 가구 모두 3.8%, 7.8%, 8.2%씩 근로소득이 늘었다. 1인 가구는 사업소득과 재산소득도 15.6%씩 급감했다. 소득에서 세금·연금·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도 1인 가구만 감소했다. 1인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2.9% 줄어든 217만5천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2인(7.0%), 3인(3.0%), 4인 이상 가구(10.0%)는 모두 늘었다.
소득이 줄어든 1인 가구는 외식·의류 등 비필수적인 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의류·신발 지출은 7.9% 줄어 2020년 4분기(-19.0%)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음식(외식)·숙박 지출도 0.1% 줄며 11개 분기 만에 처음 감소세로 전환했다.
반면, 고물가에 1인 가구 식료품·비주류 음료 소비는 3.8% 늘어, 2021년 4분기(3.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공공요금 인상 등 영향으로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11.7% 뛰었고, 실제 주거비(월세 등 임차료 등)는 8.4% 올랐다. 1인 가구의 3분기 전체 소비지출은 2021년 1분기(1.0%)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1.3%)에 그쳤다.
2022년 기준 전체 1인 가구는 750만 가구로,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5%에 달한다. 1인 가구 가운데 70대 이상과 20대가 각각 18.7%, 18.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30대와 60대 1인 가구 비중도 17.4%, 16.8%에 이른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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