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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수소차 타랄 땐 언제고…충전 인프라 확충 손 뗀 ‘역주행 정부’

등록 2023-11-29 06:00수정 2023-11-29 11:29

충전 대란 일주일째…매년 되풀이되는 ‘수소차 충전 소동’, 왜
지난 23일 강원 춘천시 동내면 수소충전소에서 수소 공급 차질로 수소를 충전하려는 차량이 길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강원 춘천시 동내면 수소충전소에서 수소 공급 차질로 수소를 충전하려는 차량이 길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수소 생산업체 중 한 곳인 현대제철의 수소 생산설비가 고장 나면서 일어난 수소차 충전 대란의 여진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수급 불안정으로 중부권 충전소들이 운영시간을 줄인 가운데 이르면 29일부터 일부 충전소별로 정상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소동은 최근 몇 년 사이 수소차가 많이 늘어났음에도 수소 생산과 충전 시설이 뒤따르지 못해 생긴 인재라는 평가가 많다.

28일 수소에너지네트워크 하이넷과 수소차 운전자들 말을 종합하면,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수도권과 강원, 충청 지역의 수소충전소 단축 운영이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다. 공급 부족과 재고 소진 탓이다. 운영 시간을 줄인 수소충전소는 서울과 경기, 인천, 강원, 대전, 충청, 세종 지역 등을 포함해 모두 20여곳에 이른다. 이르면 29일부터 일부 충전소들이 정상 운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수소충전소를 운영 중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는 “수소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잠정 운영시간이 최대 1개월 변경된다”고 공지한 바 있다.

이번 수소 공급 차질은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 수송용 수소생산설비가 고장 나 보수에 시간이 걸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소 공급라인 3개 가운데 2개 설비의 압축기에 문제가 생겨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데, 완전 복구가 되는 다음 달 중순까지 수소 수급 문제로 인한 불편은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중부지역 수송용 차량 수소의 20~30%를 공급하고 있다. 공급사 한 곳의 생산 차질로 중부권 수소 공급망이 통째로 흔들리는 취약한 구조를 드러낸 셈이다. 수소차 운전자들은 ”친환경 차라고 권장할 때는 언제고 인프라 구축을 이렇게 소홀히 할 수 있나”라고 분통을 터뜨린다.

정부는 수급 상황이 정상화 될 때까지 비상 점검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지난 26일 인천국제공항 수소충전소와 용인 에버랜드 수소충전소를 찾아 "추가 물량 확보를 통해 다음 주부터는 수소수급사항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소 충전 대란은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최근 몇 년 사이 친환경 바람을 타고 수소차가 크게 늘었지만, 수소 생산과 충전 시설을 늘리지 않아 충전 대란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수소산업진흥 전담기관인 ‘수소 경제 종합정보포털’ 집계를 보면, 올 10월 현재 국내 수소차 등록 대수는 3만3796대에 이르지만, 수소충전소는 255개에 그친다. 야간 충전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하는 것도 숙제다.

역주행 중인 정부의 수소산업 정책도 사태를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정부의 ‘수소산업 육성 계획’에서 수소충전소 보급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중 환경부의 2024년 수소차 보급 예산과 수소충전소 설치 지원 예산은 올해보다 감액됐다. 이런 식이면 생산과 유통, 소비에 이르는 수소산업 생태계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집계를 보면, 지난 1~10월 국내 수소차 판매량은 420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2% 감소했다. 한정된 차종과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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