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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재계 “엑스포 표차에 충격”…실패 책임 불똥 튈라 걱정

등록 2023-11-29 16:08수정 2023-11-30 08:31

대기업 총수들 앞장에도 참패
“기업 시야 확장” 긍정 평가도
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 결과 부산이 탈락한 뒤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형준 부산시장, 한 총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 결과 부산이 탈락한 뒤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형준 부산시장, 한 총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연합뉴스

“우리는 1년 전부터 태스크포스를 꾸려 유치 활동을 했는데 결과가 민망한 수준이라 뭐라 평가를 할 수가 없다. 조용히 흘러가길 바랄 뿐이다”(ㄱ그룹)

“우리 기업들 뛰어다닌 거 생각하면 30표는 더 나왔어야 했는데 표차가 너무 커서 놀랐다. 다들 침울한 상황이다”(ㄴ그룹)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이 기대와 달리 ‘부산의 참패’로 끝나자 국내 대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실패 책임론이 제기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재계 단체들은 29일 일제히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는 취지의 공식 논평을 내놨다.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다양한 국가와 접촉한 것이 신시장 개척의 교두보가 될 것이란 평가도 내놨다.

그러나 부산 엑스포 유치전에는 대기업과 총수들이 앞장서서 주전 선수로 뛰었던 터라, 정부 외교력의 한계와 동시에 이들의 인적·물적 글로벌 네트워크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 또한 불가피하게 됐다. 파리 현지에서 투표를 참관한 민간 유치위원회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로 보기엔 표 차가 워낙 커서 충격이 크다. 서로 아무 말도 못 하고 투표 대기장을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투표장에는 공동 유치위원장 자격으로 마지막 발표에 나선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과 함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재계는 참패의 이유로 ‘오일머니의 위력’과 ‘민간기업의 한계’를 꼽는다.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대규모 차관과 투자를 약속한 반면, 우리는 ‘생선 대신 낚시하는 법’을 강조하며 경제협력 플랫폼을 내세웠다. 유치위원회 관계자는 “집중 교섭 대상인 저개발국 입장에선 우리 제안은 어음이고 사우디는 현금을 흔든 것이다. 오일머니의 위력을 새삼 절감했다”고 말했다.

국가 행사에 민간 기업이 나선 한계와 불만도 토로했다. ㄱ그룹 관계자는 “우리는 국가 행사에 기업이 나서는 게 관행처럼 돼 있지만, 선진국들은 정부나 지자체가 할 일에 기업이 나서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파리 현지에 파견돼 유치 활동을 벌인 ㄴ그룹 관계자는 “결과가 나빠서 기업들로선 실패 책임의 불똥이 튈까 봐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엑스포 유치를 위해 지난 24일 프랑스를 찾았을 때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엘지(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국내 5대 그룹 회장들도 파리로 총출동했다.

엑스포 유치전이 전세계 시장에 우리 기업을 알리고 작은 시장의 잠재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했다. ㄷ그룹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선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사업 기회를 늘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ㄹ그룹 관계자는 “엑스포 유치전은 우리 기업의 시야를 중남미, 아프리카, 태평양 도서국까지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며 “한국 기업들이 단순 소비재부터 첨단기술과 미래 에너지 솔루션까지 모든 산업의 경쟁력과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회승 옥기원 최우리 홍대선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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