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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차량용 요소 3.7개월치 남았다…새봄 ‘보릿고개’ 오나

등록 2023-12-06 18:03수정 2023-12-07 11:02

수입산 요소에 보조금 지급 방안 검토
사재기 우려 등 1회 구매한도 제한 방침
최근 중국 세관이 한국으로의 요소 수출 통관을 보류한 가운데 6일 고양시 한 주유소 안내판에 '요소수 없음' 문구가 적혀 있다. 정부는 지난 2021년 요소수 대란 이후 수입선을 다변화해 3개월분의 요소 재고를 확보한 만큼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세관이 한국으로의 요소 수출 통관을 보류한 가운데 6일 고양시 한 주유소 안내판에 '요소수 없음' 문구가 적혀 있다. 정부는 지난 2021년 요소수 대란 이후 수입선을 다변화해 3개월분의 요소 재고를 확보한 만큼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2년 만에 다시 불거진 요소수 대란 우려에 중국 정부와 고위급 면담을 추진하고 베트남·카타르 등 수입산 요소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내 차량용 요소수 등의 수급 차질을 방지하겠다는 취지인데, 자칫 불안 심리가 번져 주유소 사재기 등이 다시 벌어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6일 서울청사에서 경제 안보 핵심 품목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요소 수급·유통 현황을 점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있는 차량용 요소·요소수 재고는 민간 기업 보유분과 수입 예정 물량, 정부 비축 물량을 모두 합쳐 3.7개월(3개월 20일)치다. 중국이 내년 1분기(1~3월)까지 요소 수출을 전면 중단해도 국내 수급엔 당장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6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 요소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6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 요소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중국에서 사 온 요소를 물에 녹여 만드는 차량용 요소수는 유로6 환경 규제를 적용한 2015년 이후 판매된 국내 경유차의 배기가스 내 질소산화물을 없애는 환원제다. 차량용 요소의 중국산 수입 비중은 올해 1~10월 기준 91.8%로 압도적이다. 일단 정부는 중국이 차량용·비료용 등 용도를 가리지 않고 자국산 요소 수출을 전방위로 제한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2년 전과 같이 중국 관세청인 해관총서 고시로 수출 통제를 공식화하진 않았으나, 롯데정밀화학·금성이엔씨 등 국내 기업뿐 아니라 일본 쪽 수출도 막고 있다는 것이다. 최재영 기재부 공급망기획단 부단장은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 상무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중국의 경제정책 총괄 기관), 해관총서 등에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직 공식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일부에선 요소 생산국인 인도가 자국 내 비료용 요소 부족으로 중국산 수입을 대폭 늘린 영향으로 정작 중국 내 요소 공급이 달리면서 수출 제한으로 이어졌다는 추정을 내놓는다. 다만 정부는 현재 중국의 요소 수출 통제 대상에 인도도 포함됐는지는 협의 창구 부재 등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대외 정보력의 허점을 노출한 셈이다.

정부는 조달청의 차량용 요소 비축 물량을 기존 1개월치에서 내년 1월 말까지 2개월치로 확대하고, 중국 상무부 및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차관급 이상 고위직과 만나 수출 재개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수출 통제가 길어지면 베트남 등에서 대체 물량을 들여오는 민간 기업 지원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별법 등을 근거로 중국산보다 훨씬 비싼 요소 운송비를 기업에 보조금으로 지급하겠다는 의미다. 차량용·산업용 요소수를 합쳐 연간 예산 260억원가량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불안감 확대로 사재기 등 가수요가 발생해 요소수 유통시장이 다시 들썩일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에 따라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차주 단체와 주유소가 요소수 1회 구매 한도를 정하도록 하는 등 수급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차량용 요소수 제조사 관계자는 “동남아 쪽을 포함해 내년 3월까지 재고를 확보했고 필요시 중동 물량도 들어올 예정이어서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화물연대 쪽도 “개별적으로 요소수를 비축한 차주들도 있는 만큼 2년 전과 같은 대란이 벌어지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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