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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요소수 대란 겪고도…중국 의존 2년 전보다 더 늘었다

등록 2023-12-04 18:37수정 2023-12-05 07:15

석달 전 “문제없다”했는데 또 수급불안…중국 수입의존도 91.8%
중국 당국이 한국으로의 산업용 요소 통관을 보류한 가운데 4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인근 도로변에서 대형화물차 운전기사가 요소수를 넣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한국으로의 산업용 요소 통관을 보류한 가운데 4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인근 도로변에서 대형화물차 운전기사가 요소수를 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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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세관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또다시 국내 요소수 수급 차질 우려가 빚어지고 있다. 정부는 석달치 재고와 대체 수입처가 있는 만큼 문제없다고 강조한다. 상시 불거지는 공급망 우려 해소를 위한 근본 조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국무조정실·기획재정부·외교부·환경부 등은 4일 정부-업계 합동 요소 공급망 대응 회의를 열어 “정부와 업계가 함께 차량용 요소 수급 안정화를 위해 신속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말 중국 관세청인 해관총서가 롯데정밀화학, 금성이앤씨 등 국내 차량용 요소수 제조업체들의 중국산 요소 수입을 중단시킨 데 따른 것이다. 두 회사의 국내 차량용 요소수 시장 점유율은 50%가 훌쩍 넘는다.

정부는 “현재 국내 재고와 중국 외 국가로부터 도입하기로 예정한 물량이 약 3개월분 확보돼 있고, 동남아·중동 등으로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 차량용 요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라며 “중국 세관이 검역을 완료한 물량을 국내로 차질 없이 도입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신속하고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9월 초 중국 최대 화학비료 수출입 업체인 중눙그룹홀딩스가 중국 내 비료 공급과 가격 안정을 이유로 “요소 수출량을 적극적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하고 외신 보도를 통해 국내에서 ‘제2의 요소수 대란’ 우려가 불거졌을 때도 “문제없다”며 여론 진화에 나선 바 있다.

요소수 공급망 사정에 밝은 경제부처 관계자는 “당시엔 민간 업체의 발표였으나 이번엔 중국의 정부 기관이 직접 조처에 나선 것인 만큼 사안의 심각성이 다르다”며 “집행 기관인 해관총서는 원론적인 얘기만 할 것이므로 우리 외교당국이 나서서 중국 내 ‘윗선’에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최남호 산업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 내 요소 수요가 긴장돼(많아) 통관 지연이 일어난 것”이라며 “정치적 배경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만 했다.

2021년 11월 요소수 대란을 낳은 국내 차량용 요소수의 중국 의존도는 지난 2년여 사이 오히려 더 확대됐다. 관세청 자료를 보면 차량용 요소수 등의 원료인 요소 수입에서 중국 비중(중량 및 수리일 기준)은 2021년 83.4%에서 지난해 71.7%로 줄었다가 올해 1~10월 91.8%로 다시 확대됐다.

특히 중국의 요소 수출 통제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커 국내 요소수 수급 불안이 수시로 불거질 수 있다는 걱정도 적지 않다. 중국 화학비료 업계 온라인 플랫폼인 중국화학비료망 누리집을 보면, 업계 분석가 탄쥔잉은 전날 “최근 요소 시장에 흔들림과 약세가 나타나고 있고 호재와 악재 요인이 팽팽하다”며 “시장에서는 내년 1분기(1~3월)까지 요소 수출이 제한받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는 “요소 같은 저품질의 저렴한 상품은 수입처 다변화로 소비자 부담이 훨씬 커질 수 있다”며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중국 정부를 설득해 한국으로의 요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달라고 협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전통적인 안보 안건 중심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대신해 기재부 등 경제부처가 주도권을 갖고 경제 안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요소수 품귀 사태 때 신설한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는 현 정부 들어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지난 2021년 11월11일 인천항 근처 주유소에서 화물차 운전기사가 차량에 요소수를 넣고 있다. 인천/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지난 2021년 11월11일 인천항 근처 주유소에서 화물차 운전기사가 차량에 요소수를 넣고 있다. 인천/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박종오 옥기원 기자,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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