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비료협회가 자국 내 생산량 감소를 이유로 회원사에게 요소 등 질소 비료의 수출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당국 역시 요소의 수출 통관 절차를 정지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중국 내부 사정으로 인해 요소 수출이 멈추면서, 지난 2021년 가을 발생했던 ‘요소수 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는 4일 베이징 주중대사관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만나 “지난달 17일 중국 질소비료공급협회가 회원사에 (요소 등) 질소 비료의 수출을 자제하고, 중국 국내에 우선 공급할 것을 제안하는 문서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역시 한국으로 수출되는 요소의 통관을 멈췄다.
정 대사는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지난 12월1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해관총서, 상무부, 외교부에 (한국의) 요소 수입 애로를 제기하고 차질 없는 통관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며 “국내 부처와의 긴밀한 소통 하에 중국 쪽 유관 부처에 해당 물량에 대한 차질 없는 통관 협조를 적극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사는 중국 쪽 국가발전개혁위가 공문 발송 당일에 “관련 내용을 적시에 파악하고, 필요한 후속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답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중국의 비료협회가 요소 수출 중단을 요구한 것은 자국 생산량 감소에 따른 것으로, 이번 사태가 길어지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화학비료업계 온라인 플랫폼인 중국화학비료망 누리집에 올라온 업계 분석가 탄쥔잉의 글을 보면 “최근 요소시장에는 흔들림과 약세가 나타나고 있고, 호재와 악재 요인이 팽팽하다”며 “시장에서는 내년 1분기까지 요소 수출이 제한받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산시성 진청 지역의 요소 기업이 생산을 제한했고, 남서부 지역의 천연가스 요소 기업은 천연가스 제한으로 공장 가동 중단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중국) 국내 공급 보장·가격 안정 정책이 집중되고 있는데, 비수기 (요소) 비축이 둔화하면 수출도 조여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해관총서는 중국 기업이 한국으로 수출하는 요소의 통관을 막았다. 수출 심사를 마친 뒤 선적 단계에서 통관이 보류되면서, 화물차 운행 대란을 불러일으킨 2021년 요소수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