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은 최근 비료 원료인 요소에 이어 인산암모늄 수출도 통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중국이 요소와 함께 인산암모늄 수출도 지난달부터 통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중국산 인산암모늄 수입 비중이 절대적인 터라 수출 통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비료 수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정부는 내년 5월까지 공급할 수 있는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8일 중국 화학비료업계 플랫폼인 화학비료망을 보면, 지난달 중순 중국 거시경제 계획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인산암모늄에 대한 수출 검사를 중단하라고 통지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부터 인산암모늄의 신규 수출 절차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개위는 인산암모늄의 수출 검사 재개 시기는 공지하지 않았다. 최근 일본 지지통신도 인산암모늄 수출 통제와 관련 중국 움직임을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생산국인 인산암모늄은 질소비료를 만들 때 소량 들어가는 화학물질로 인광석을 가공해 만든다. 이 물질이 들어간 비료는 작물 성장을 촉진하고 토질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2021년 중국의 요소 수출 통제 당시에도 함께 통제 대상 품목에 포함된 바 있다. 비료용외에도 불을 끄는 소화기 분말 원재료로도 활용된다. 질산 함유량이 높은 비료용은 인산이암모늄으로, 소화기 분말용은 인산일암모늄으로 분류된다.
한국의 중국산 인산암모늄 의존도는 95%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물류비 등 수입 원가가 싸기 때문이다. 수출 통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비료 수급은 물론 내년 농업 생산량에도 미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정부는 내년 5월까지 공급할 수 있는 재고량은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보도자료를 내어 “현재 완제품 1만톤과 원료 3만톤을 포함해 약 4만톤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 연간 소요량(10만톤)과 현재 판매 추이를 고려하면 내년 5월까지 공급이 가능하다”며 “현재 수급 부담은 없으나 내년 상반기 공급을 위해 모로코와 베트남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비료용 인산암모늄을 직접 생산하는 남해화학도 있다. 이 회사는 생산량 전량을 국외 수출을 하고 있는 터라 정부는 중국산 수입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남해화학 생산분을 국내로 돌릴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남해화학은 (인산이암모늄의 원재료인) 인광석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토고, 나우루 등 다른 국가로 이미 다변화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요소에 이어 인산암모늄 수출 통제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련 원료를 수입해 완제품을 파는 국내 상장 기업들의 주가는 급등세다. 이달 들어 조비와 남해화학, 케이지(KG)케미칼의 주가 상승률은 각각 12.4%, 9.4%, 8.0%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김경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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