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앞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3개교단 농촌목회자협의회 등 10여개 교계 단체로 구성된 ‘한-미 FTA기독교공동대책기구’가 출범식을 열었다. 행사를 마친 기독교인들이 “제2의 IMF, 한미FTA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탑골공원까지 행진을 벌이고 있다. 강창광 기자chang@hani.co.kr
“자동차세 가격 기준으로·특소세도 폐지” 공세
‘미국산 일본차’ 위협에 자동차업계도 ‘떨떠름’
‘미국산 일본차’ 위협에 자동차업계도 ‘떨떠름’
3차 협상 쟁점분석 : 자동차 부문
자동차는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당위성을 내세울 때 대표적으로 꼽는 산업이다. 자동차는 전기·전자, 섬유와 함께 ‘한-미 에프티에이 3대 수혜업종’으로 꼽힌다. 지난해 자동차 대미 수출액은 87억3천만달러로, 전체 대미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1%로 1위다.
협상 결과 미국의 수입관세(승용차 기준 2.5%)가 철폐 또는 인하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자동차 수출은 더 늘어나게 된다. 반면 미국에서 생산되는 차가 국내 수입관세(8%)를 물지 않고 들어오면 국내 기업들은 시장의 일부를 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소비자의 선택폭이 넓어지고, 경쟁이 촉진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업계는 협상이 진행될수록 반응이 떨떠름하다. 1,2차 협상에서 다뤄진 쟁점으로 볼 때 경제적 기대 효과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세제와 환경정책까지 쟁점=자동차는 별도 협상작업반이 구성되어 있을 정도로 양쪽에서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다. 지금까지 두차례 협상에선 미국쪽이 더 공세적이다.
미국은 양국 자동차교역의 불균형(2005년 대미 수출 71만대, 수입 5500대)을 공세의 근거로 내세운다. 미국 협상단은 관세장벽 제거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번 3차 협상에서도 다른 분과의 협상 진행추이를 봐서 자동차 관세율을 조정하겠다는 게 미국쪽 태도다.
미국 요구의 핵심은 배기량 기준인 현행 자동차세제를 연비 또는 가격기준으로 바꾸라는 것이다. 자동차에 부과하는 특소세와 지하철공채 등 각종 공채도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대형차 위주인 미국차에게 유리한 판매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배기량 기준 자동차세제는 연료절약과 환경오염 억제 등을 목적으로 유럽, 일본, 대만 등에서도 채택하고 있는 제도다. 우리쪽 협상단은 “세계 각국에서 채택하고 있는 세제를 미국 자동차업계의 이익에 맞추기 위해 고칠 수 있느냐”는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자동차 관련 세수가 연간 4조원에 이르러 재정운용 차원에서도 미국쪽 요구를 들어주기 어렵다.
미국이 자동차분야 협상을 전체 협상의 진척과 연계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협상단에 참여하고 있는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미국은 자동차세제 뿐만 아니라 환경이나 안전성 관련 규제절차의 개선 등 한마디로 자동차교역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모든 조처들’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양쪽 의견차이가 워낙 커 2차 때 의약품 협상처럼 전체 협상의 파행을 초래하는 불씨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산 일본차의 위협=국내 완성차업계에 미국산 일본차가 새로운 위협적 존재로 떠올랐다. 자동차공업협회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미국차는 주로 2000㏄ 이상 대형차고,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도 낮아 관세가 철폐되더라도 국내 시장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는 일본차의 수입을 어떻게 억제하느냐가 새로운 협상과제로 떠올랐다.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일본차는 연간 330만대 규모로, 관세없이 국내 수입될 경우 모든 측면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업계는 엄격한 원산지 규정을 마련하도록 협상단에 요청했지만, 3차 협상에서는 이 요구가 거꾸로 국내 자동차업계에게 큰 부담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미국이 제시하는 원산지 기준과 증명절차 등을 따를 경우 그만큼 국산차의 수출비용이 증가하고, 또 다른 수출장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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