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관계자들이 25일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정부가 공개한 협정문에 대한 ‘국민 검증’ 계획 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범국본은 다음주부터 각 분야별 협상 결과를 분석해 ‘릴레이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범국본, 분야별 문제점 분석 릴레이 회견 계획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정문 공개와 관련해, 25일 오후 1시30분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검증’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반대 진영 간에 협정의 내용 해석과 영향 등을 둘러싼 또 한 차례 치열한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석운 범국본 공동대표는 이날 “정부가 협상 타결 직후부터 한글 협정문 초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협정 최종 서명일을 불과 35일 남겨놓고 공개한 것은 의도적인 정보 은폐”라고 비판한 뒤 “지체 없이 협정문을 분석해 다음주부터 분야별 협상 결과에 대한 ‘릴레이 분석 평가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범국본은 지적재산권 분야에 대한 협상 결과 분석 발표를 시작으로 △의약품·의료기기 △유전자조작생물체(LMO) △쇠고기 및 위생검역(SPS) △농업 △금융 △자동차 △투자자 국가소송제 등 각 분야의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점을 지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미 자유무역협정 졸속협상 반대 국회 비상시국회의’와 협력해 6월 초 열리는 임시국회와 맞춰 ‘한-미 자유무역협정 종합 평가 및 분야별 협정문 분석보고서’를 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 검증에 나선 의원들의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범국본은 구체적으로 상임위별 회의와 청문회, 대정부 질문 등에 자료를 제공해 협상 결과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와 검증의 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범국본은 정부가 협정문 공개와 더불어 ‘추가협의’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재협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협상의 무효화를 요구했다. 범국본은 다음달 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해 분신한 고 허세욱씨의 49재에 맞춰 협상 무효화를 위한 범국민대회를 열고, 같은 달 29일 전국 동시다발 국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또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감시단을 조직해 범국민 저항운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한편, 범국본은 △공개된 협정문 본문과 부속서, 부속서안 이외에 양해각서가 있는지 여부 △한글 초안이 최초로 작성된 시점과 이후 수정된 일자 등을 공개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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