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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LA갈비 4년반만에 재상륙 ‘초읽기’

등록 2008-05-25 08:46수정 2008-05-25 14:09

LA갈비 등 뼈를 포함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임박했다. 예정대로 오는 27일 새로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이 고시될 경우 다음달 하순부터는 지난 2003년 12월 이후 수입 중단과 함께 자취를 감췄던 미국산 갈비와 꼬리.내장 등이 속속 다시 한국 땅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농수식품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에 대한 국민 우려를 씻기 위해 수입위생조건에 보장된 권리를 최대한 활용, 강도 높은 검역을 준비하는 동시에 타격이 불가피한 국내 축산업에 대한 대대적 지원도 서두르고 있다.

◇ 장관 고시하면 새 수입조건 발효

한.미 두 나라는 지난달 11~18일 협상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새 수입위생조건에 합의했다. 기존 조건이 '30개월미만, 살코기'로 수입 가능한 미국산 쇠고기의 월령과 부위를 제한했던 것과 달리, 새 수입조건은 30개월미만 소의 편도와 소장끝, 30개월 이상 소의 편도.소장끝.뇌.눈.척수.머리뼈.척주(등뼈) 등 광우병위험물질(SRM)을 빼고는 모든 월령.부위의 수입을 허용했다.

새 수입조건은 "이 고시는 고시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협상 합의문 부칙 1항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이 내용을 관보에 올리고 확정 고시하는 시점부터 법적 효력을 갖는다.

27일 고시가 이뤄지면 이날 이후 도축, 생산되는 미국 쇠고기에 새로운 수입조건이 적용된다. 다만 작년 10월 검역중단 이후 용인 검역창고와 부산항 컨테이너야적장(CY), 미국내 롱비치항구 등에 발이 묶여 있는 1만2천t 가량의 보관 물량은 이전에 생산됐더라도 양국의 합의에 따라 새 수입조건에 맞춰 검역받을 수 있다.


◇ '월령미상' SRM 돌려보내고 곱창은 조직검사

작년에 도착하고도 약 8개월 동안 국내 창고에 쌓여있던 미국산 쇠고기 5천300t의 주인, 즉 수입업체들은 고시 직후 검역원 중부 지원 등에 검역을 신청할 예정이다.

검역관은 우선 냉동창고에 보관된 박스 가운데 3% 비율로 샘플을 골라 ▲ 수출검역증 등 서류상 표시와 실제 내용물이 일치하는지 ▲ 적정 온도(영하 18℃)를 유지고 있는지 등을 살핀다.

3%의 개봉검사 비율은 현재 호주.뉴질랜드산 쇠고기에 적용되는 1%에 비해 3배정도 높은 수준이다. 100개 박스가 수입됐을 때, 호주산은 샘플로 1개만 열어 점검하는데 비해 미국산은 3개를 조사한다는 얘기다.

수입신고 건별, 컨테이너별로 3개 정도의 다른 부위를 골라 냉동 상태의 쇠고기를 자르고 내부도 점검한다. 이 같은 개봉.절단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아예 완전히 녹인 뒤 상태를 확인한다.

특히 검역 당국은 곱창 등에 쓰이는 내장의 경우 3% 샘플에 대해 모두 해동을 거쳐 조직 검사까지 실시할 방침이다. 미국 작업장에서 광우병위험물질인 소장끝부분(약 50㎝)을 빼기위해 내장의 2m를 잘라내고 보내지만, 확실히 제거됐는지 확인하는 차원이다.

또 당국은 검역 과정에서 월령 확인이 불가능한 SRM의 경우 해당 박스를 돌려보낼 방침이다. SRM의 종류가 30개월을 기준으로 달라지는데, 월령을 구분할 방법이 없다면 수입위생조건 위반 여부도 따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조치는 사실상 수입위생조건에 없는 'SRM 월령 표시'를 미국측에 요구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정부는 새로 지정됐거나 수입위생조건 위반이 잦은 작업장을 중심으로 표본을 선정, 정기적으로 현지 점검단이나 미국대사관 상주 검역관 등을 파견해 월령별 SRM 제거 등 한국행 쇠고기 수출 검역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살필 방침이다.

이는 수입위생조건 8조 '한국 정부는 한국으로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을 수출하는 육류 작업장 중 대표성 있는 표본에 대해 현지 점검을 실시할 수 있다"는 규정에 근거한 것이다.

수도권 수요 물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검역원 중부지원에는 자체 검사실이 마련되는 등 검역 인프라도 확충된다.

◇ LA갈비 내달 하순부터 본격 수입

검역 당국은 만약 27일 고시가 이뤄질 경우, 검역 신청 접수-검역관 검사-합격증 발부-관세 납부 등의 검역 절차에 적어도 3~4일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이달안,즉 다음주는 어렵다해도 6월초면 대기 물량 5천300t 가운데 상당 부분이 업체에 넘겨져 유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검역원 수입정보자동화시스템(AIIS)의 무작위 표본 추출에 따라 정밀검사 대상으로 선정된 수입 건의 경우 약 2주일 뒤 항생제.세균.잔류물질.농약.다이옥신 기준치 결과까지 나와야 검역 합격 여부를 알수 있다.

또 새 정부의 조직 개편에 따라 검역원 정원이 619명에서 585명으로 줄면서 검역관 및 연구원 등 미국산 쇠고기 관련 인력도 축소된 데다 조류인플루엔자(AI) 검사 업무까지 겹쳐 미국산 쇠고기 검역에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도 있다.

다음 차례는 지난해 미국에서 한국행 수출 검역까지 마쳤으나 검역 및 선적 중단 이후 지금까지 롱비치항구 창고 등에 대기하고 있는 약 7천t. 이 물량은 고시 공포와 함께 선적 중단 조치가 풀리면 지체없이 한국으로 출발한다. 보통 15일 정도인 선박 운송 기간을 감안하면 다음달 초순께 도착하고, 역시 3~4일 뒤 유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육류수입업계는 새 수입 조건에 따라 생산된 미국산 쇠고기가 본격적으로 배편을 통해 대량 수입되는 시기를 다음달 하순께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의 새 고시가 공포된 뒤 이를 토대로 새 검역증 서식을 만들어 하부기관까지 전파하고, 생산 공정을 정비하는데 시간이 필요한만큼 다음달 10일 이후에나 미국내 작업장이 한국행 쇠고기를 본격 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수입업계 "대부분 24~25개월 고급육 수입"

부위별로는 주로 갈비(Short Rib)와 목심(Chuck Roll neck-off)이 수입될 전망이다.

수입업체 한 대표는 "초기인 만큼 논란이 될 수 있는 내장.꼬리.우족 등 부산물 수입을 최대한 줄이고 갈비와 등심(목심) 위주로 들여올 것"이라며 "우선 비행기편으로 몇 차례 수 t의 샘플용이 들어온 뒤 다음달 하순 정도면 배에 실은 물량이 도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수입 쇠고기의 월령과 관련, "2003년 수입 중단 이전과 마찬가지로, 수입업체들이 대부분 30개월미만, 24~25개월된 소에서 생산된 프라임.쵸이스 등 고급 등급의 구이용 고기를 수입할 것"이라며 "30개월이상 소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고급 등급이 나올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의 '30개월 미만 수입' 자율결의 소문에 대해서는 "분명히 수입 쇠고기의 거의 대부분이 30개월 미만이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거래 시스템상 '30개월이상 쇠고기를 절대 안들여오겠다'고 장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내수용이든 수출용이든 쇠고기를 등급으로 구분할 뿐 월령을 표시해 파는 것이 아닌 만큼, 30개월 이상을 골라내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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