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50% 육박…정부서 인수·합병 독려
내수시장도 급성장…과잉생산 해결 숙제로
내수시장도 급성장…과잉생산 해결 숙제로
[동아시아 기업의 진화] 2부 중국-열강의 포효
3. 철강, 규모의 경제에 승부를 걸다 상하이엑스포 단지를 가로지르는 황푸강변 동쪽엔 바오산(보산)강철의 낡은 공장이 옛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1913년 중국 상하이에선 첫번째로 지어진 이 특수강 공장은 중국 철강산업의 역사적인 상징이다. 2007년까지 쇳가루를 날리던 공장은 지금은 엑스포 관람객들을 즐겁게 해주는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 ‘보강대무대’로 변신했다.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 것은 오래된 철강공장만이 아니다. 중국 철강산업도 최근 몇년새 ‘규모의 경제’를 발판삼아 세계 무대의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국제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1~5월 중국 조강생산량은 세계 생산량의 45.9%를 차지했다. 1996년 13.5%에 불과했던 점유율은 지난해부터 50%에 육박하고 있다. 생산량도 10년새 거의 4배로 늘었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무서운 기세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바오산강철은 광동소관강철, 영파강철 등을 집어삼키면서 생산량 세계 3위로 뛰어올랐다. 허베이(하북)강철, 무한강철 등 지난해 세계 10위권에 든 중국 업체만 5곳이다. 안산강철과 안본강철의 합병으로 지난해 6위를 기록했던 안본그룹은 지난 5월 반지화강철마저 합병하면서 이미 4위 포스코를 추월했다. 중국 정부도 인수·합병을 독려한다. 정부는 30%를 밑돌던 5대 철강사의 생산 비중을 내년까지 45%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한 중국 대형철강업체 부설연구소 관계자는 “급속히 성장하는 중국 내수시장은 철강산업에 큰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철강산업은 급성장하는 중국의 도시화와 산업화를 떠받쳐주는 기둥이나 다름없다. 자동차, 가전제품 등 내수시장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국 철강업계는 세계 금융위기에도 버틸 수 있었다.
물론 아직 넘어야할 산도 많다. 생산설비의 40%는 노후했고, 철강생산업체 670여곳 가운데 67개 중점 철강사의 생산비중이 80%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영세업체가 난립하고 있다. 철강수요가 줄어들면 경쟁력 없는 기업들이 언제까지 연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구나 원재료인 철광석 수입비중이 20%대에서 지난해엔 60%로 늘어나면서 영세업체들의 부담이 커졌다. 맹목적인 투자로 인한 과잉 생산도 골칫거리다. 과잉 생산능력은 이미 2억t 가까이 이르렀으며, 과거 고부가가치 제품이었던 판재나 스테인레스강 등에서도 생산 과잉 문제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내년 조강 생산량을 5억t으로 제한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심상형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의 생산효율성이나 관리의 정밀함은 아직 선진업체들과 5년가량 격차가 난다”며 “그러나 분명한 건 중국 철강 생산 구조조정 압력 등에 세계경제가 큰 영향을 받게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으로 실어나르는 철광석의 양에 따라 세계 경기지표 가운데 하나인 발틱운임지수(BDI)가 들썩이는 데서도 이미 중국 철강산업의 영향력은 증명되고 있다.
중국 대형 철강업체들은 생산량 뿐만 아니라 품질과 기술, 친환경성 측면에서도 선진업체들을 빠르게 추격중이다. 중국 제련공업경제발전연구센터의 정위춘 수석연구원은 “당분간 중국 철강산업은 국내 수요 위주로 발전하겠지만,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 등의 사안에서 중국의 발전은 세계 철강산업과 뗄레야 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비용 부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등에 중국 대형 철강업체들이 요즘 부쩍 관심을 쏟는 이유기도 하다. “철을 가장 싸게 만드는 국가는 다른 국가들을 발 아래 둘 것이다.”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의 예언대로,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중국 곳곳에선 지금도 ‘담금질’이 계속되고 있다. 상하이/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3. 철강, 규모의 경제에 승부를 걸다 상하이엑스포 단지를 가로지르는 황푸강변 동쪽엔 바오산(보산)강철의 낡은 공장이 옛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1913년 중국 상하이에선 첫번째로 지어진 이 특수강 공장은 중국 철강산업의 역사적인 상징이다. 2007년까지 쇳가루를 날리던 공장은 지금은 엑스포 관람객들을 즐겁게 해주는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 ‘보강대무대’로 변신했다.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 것은 오래된 철강공장만이 아니다. 중국 철강산업도 최근 몇년새 ‘규모의 경제’를 발판삼아 세계 무대의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국제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1~5월 중국 조강생산량은 세계 생산량의 45.9%를 차지했다. 1996년 13.5%에 불과했던 점유율은 지난해부터 50%에 육박하고 있다. 생산량도 10년새 거의 4배로 늘었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무서운 기세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바오산강철은 광동소관강철, 영파강철 등을 집어삼키면서 생산량 세계 3위로 뛰어올랐다. 허베이(하북)강철, 무한강철 등 지난해 세계 10위권에 든 중국 업체만 5곳이다. 안산강철과 안본강철의 합병으로 지난해 6위를 기록했던 안본그룹은 지난 5월 반지화강철마저 합병하면서 이미 4위 포스코를 추월했다. 중국 정부도 인수·합병을 독려한다. 정부는 30%를 밑돌던 5대 철강사의 생산 비중을 내년까지 45%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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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형 철강업체들은 생산량 뿐만 아니라 품질과 기술, 친환경성 측면에서도 선진업체들을 빠르게 추격중이다. 중국 제련공업경제발전연구센터의 정위춘 수석연구원은 “당분간 중국 철강산업은 국내 수요 위주로 발전하겠지만,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 등의 사안에서 중국의 발전은 세계 철강산업과 뗄레야 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비용 부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등에 중국 대형 철강업체들이 요즘 부쩍 관심을 쏟는 이유기도 하다. “철을 가장 싸게 만드는 국가는 다른 국가들을 발 아래 둘 것이다.”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의 예언대로,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중국 곳곳에선 지금도 ‘담금질’이 계속되고 있다. 상하이/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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