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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석사 마친뒤 일자리 찾아나서
1년이 지나서야 겨우 구했다”

등록 2011-12-06 22:41수정 2011-12-07 11:44

미국 청년들도 취업난 고통
24살이하 실업률 17%
금융위기 전보다 2배…
학자금대출 3만~15만달러
상환하랄까봐 졸업 미뤄
미국에서도 경제위기는 청년들의 극심한 취업난으로 체감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 통계를 보면, 24살 이하 청년층의 지난해 평균 실업률은 16.7%로 금융위기 이전보다 두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고졸 학력자의 실업률은 21.5%에 이르고, 대학 졸업자의 경우도 9.6%까지 치솟았다. 교육과 학력이 취업과 고소득의 보증수표이자 신분상승의 사다리가 되던 시기는 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탠퍼드대에서 교육개발 석사과정을 마친 뒤 지난 6월 보스턴의 한 비영리단체에 들어간 조애나 란델은 “월가에서 일하던 친구가 2008년 금융위기로 해고된 뒤 마지막으로 열었던 파티에 참석했을 때만 해도 금융위기가 나에게 이렇게 영향을 끼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졸업 뒤 교사로 근무하다 좀더 나은 직장을 찾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다. 2010년 석사과정을 마친 뒤 곧바로 일자리를 찾아 나섰지만 1년이 지나서야 겨우 일자리를 구했다. “원했던 자리는 아니지만 실업기간이 너무 길었고 새로운 일자리 구하기도 어려워 일단 일하기로 했어요.” 그는 이제 눈높이를 낮춰 학부 졸업생들이 지원하는 일자리에 이력서를 보내고 있지만 인터뷰 단계까지 올라가는 것도 어렵다고 털어놨다.

대학 졸업생들에게 더욱 큰 현실적 고통은 적게는 3만달러에서 많게는 15만달러에 이르는 학자금 대출금 상환이다. 졸업 2~3개월 뒤면 바로 대출을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뉴욕시립대 4학년 조너선 매키넌은 최근 학교 취업상담원과 상의한 끝에 졸업을 1년 늦췄다. 내년 봄 졸업을 앞두고 지난여름부터 몇몇 투자은행에 이력서를 냈지만 인턴 제의조차 받지 못했다. 그는 “졸업을 미룬 건 취업난 때문이기도 하지만 안정적인 소득이 없으면 학자금 대출금 상환을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런 취업난은 월가의 금융기관을 구제하면 대출이 살아나고, 이것이 고용과 소비,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던 미국 정부의 기대를 비웃는다. 은행들은 가계나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는 대신 국채 투자 등을 통한 돈놀이에만 몰두했다.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에 참가했다는 에스피티아는 “미국의 금융회사들은 정부가 거의 공짜로 준 돈으로 신흥국 시장에서 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며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최고경영자들에게 금융위기 이전과 맞먹는 임금과 보너스를 지급한다”고 분개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애초 정부가 고용을 늘리는 데 재정을 투입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임스 패럿 뉴욕재정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4년째 이어지는 높은 실업률과 집값 하락으로 중하위 계층의 고통이 커져가고 있다”며 “이제라도 정부는 금융기관을 지원할 돈을 고용을 늘리는 데 써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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