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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전자 등기이사 평균보수 52억…직원의 75배

등록 2013-08-11 19:38수정 2013-08-12 16:02

임원과 직원의 연간 보수 격차가 가장 큰 상장사는 삼성전자(75배)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임원과 직원의 연간 보수 격차가 가장 큰 상장사는 삼성전자(75배)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잘나가는 기업일수록 큰 보수격차

전체상장사 평균 격차는 7배
‘슈퍼부자’ 10대기업은 21.7배
10대기업 임원보수 증가속도 308%
근로자는 29%로 10분의 1 그쳐 

한국타이어 68배, CJ 65배…
부가가치 낮은 유통업도 13배
기업 경영자들이 단기 성과를 추종하면서 과도한 보수를 받아왔던 게 2008년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후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영자가 가져가는 보수는 기업 내부 문제일 뿐이라는 강력한 통념도 깨졌다. 기업 내에서 보상 체계가 왜곡될 경우 자본주의 전체 시스템에 치명적인 위기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기업 경영이 소수 대주주만의 전유물이 아닌 임직원과 주주, 소비자, 공급자, 은행, 지역 공동체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깊이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볼 때, 경영진의 보수가 기업 내부의 문제만은 아닌 것이다. 내년부터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의 등기 임원의 개별 보수를 공개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가능해진 일이다. 외환위기 이후 미국식 인사 및 보상 체계가 빠르게 이식되면서 우리나라의 임원과 직원 사이의 보수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업 내 보수 격차는 우리 사회 양극화의 한 원인이자 그 현상이기도 하다. <한겨레>가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기업의 보상 체제와 임원 보수의 실태, 그 결정 과정을 둘러싼 문제점 등을 짚어봤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로버트 라이시 전 미국 노동부 장관은 ‘슈퍼 리치’란 말을 써서 미국 사회를 설명했다. 상위 1%의 부자 안에서도 0.1%(1000명 중 1명)의 소수한테 부가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우리나라 기업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잘나간다는 기업과 업종일수록 그렇지 않은 곳보다 임원 보수가 훨씬 많고, 직원과 임원의 보수 격차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안과 밖에서 동시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11일 <한겨레>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주식가치의 총합)을 기준(7월 말)으로 상위 10대 기업(공기업 제외)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했더니, 직원과 임원의 보수 격차가 평균 21.7배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의 직원 1인당 평균임금이 7894만원인 데 반해 임원의 평균 보수는 17억1320만원이었다. 시가총액 10위 안에 현대차그룹 계열이 3개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삼성 계열이 2개, 포스코, 엘지(LG)화학, 에스케이(SK)하이닉스, 신한지주 등이 포진해 있다. 분석 대상 임원은 회장과 부회장, 사장, 부사장 등 사내 등기이사로 한정했다.

지난해 전체 상장사(분석 대상 710곳)의 1인당 평균 보수는 직원이 6115만원, 임원이 4억1918만원이었다. 전체 상장사 직원의 1인당 평균임금은 시가총액 10대 기업으로 좁혔을 때 29% 증가에 그치지만, 임원의 보수는 무려 308%나 급증한다. 잘나가는 기업의 직원 보수가 늘어나더라도 ‘슈퍼리치 임원’의 보수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이들 기업에서 직원과 임원 간 보수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전체 상장사 가운데 보수 격차가 가장 큰 10곳은 삼성전자(75배)와 한국타이어(68배), 씨제이(CJ)제일제당(65배), 에스케이(60배), 영원무역홀딩스(57배), 에스케이이노베이션(57배), 이마트(56배), 한화(53배), 메리츠화재(49배), 삼성중공업(48배) 순으로 나타났다. 영원무역홀딩스와 메리츠화재를 빼면 모두 재벌이라 할 수 있는 대규모 기업집단 계열들이다.

공기업을 뺀 30대 그룹의 직원과 임원의 보수 격차는 24.8배, 100대 기업은 18.5배로 나타났다. 역시 전체 상장사 평균(6.9배)과 비교했을 때 3~4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전체 상장사를 20개 업종(기타 포함)으로 구분했을 때, 통신업 직원과 임원의 보수 격차가 가장 컸다.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케이티(KT), 엘지유플러스(LGU+) 등 통신 3사로 구성된 상장사 통신업종의 임원 평균 보수는 약 19억원으로 직원과 보수 격차가 29.4배에 이른다. 이들 기업은 과점 체제를 형성해 많은 이익을 내고 있다. 반면에 전기가스업(3.5배)은 격차가 가장 작은 업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기가스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등이 사실상 정부의 임금 통제를 받는 공기업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불황을 겪고 있는 건설업종의 보수 격차도 전체 기업의 평균보다 낮은 5.3배를 보였다.

부가가치가 낮다고 임원과 직원의 보수 격차가 항상 작은 것만은 아니었다. 내수 업종으로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 유통업(13.1배)과 서비스업(9.8배), 음식료품업(9.4배)의 보수 격차는 평균을 웃돈다. 보수 격차가 큰 상위 20개사에 이들 업종 ‘삼총사’에 해당되는 기업이 절반이 넘는 12개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엘지, 에스케이씨앤씨(SK C&C), 롯데쇼핑, 신세계, 씨제이제일제당, 현대백화점 등 주로 재벌의 지주사 또는 주력 계열사들이다.

금융업종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 업종의 보수 격차는 100배가 넘는 미국의 ‘월가’만큼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전체 업종 평균(6.9배)보다 높은 9.3배를 기록했다. 금융업의 임원 1인당 평균 연봉이 6억3693만원으로 조사됐는데, 이번 분석 대상에 주식형 장기성과보상 등이 빠진 탓에 상대적으로 낮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

분석 대상인 상장사는 국내 대표 기업들이다. 따라서 전체 상장기업의 직원 보수 수준 또한 전체 근로자보다 높은 편이다. 이들 기업의 직원 1인당 평균임금(6115만원)은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노동력 조사상 우리나라 전체 임시·일용직의 연간 1인당 평균임금(1551만원)과 상용직 1인당 평균임금(3813만원)보다 각각 3.9배, 1.6배 높은 수준이었다. 따라서 잘나가는 상장사 10대, 100대 기업 임원의 보수와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 그 가운데서도 특히 비정규직과의 보수 격차는 훨씬 커지는 구조다.

류이근 김경락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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