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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백악관 “한미FTA 폐기 논의 당분간 중단”…나흘만에 왜?

등록 2017-09-07 17:25수정 2017-09-07 22:26

의회에 “시급한 우선순위 아니다” 전달
그러나 “폐기구상 완전히 접은 건 아냐”
농산물업계 거센 반발에 물러선 듯
향후 협상구도에 미칠 영향 주목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미국측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 등 한미 대표단이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고 영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2017.8.22 [산업통상자원부 제공=연합뉴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미국측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 등 한미 대표단이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고 영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2017.8.22 [산업통상자원부 제공=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논의를 당분간 하지 않겠다고 의회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나흘 만에 입장을 바꾼 배경과 향후 협상구도 변화 등에 관심이 쏠린다.

6일(현지시각) 미국 <폭스비즈니스>는 백악관 관계자들이 5∼6일 의회 일부 중진 의원을 대상으로 한 국가안보 브리핑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폐기가 더는 시급한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 보좌관들이 협정 폐기 구상을 완전히 접었다고는 말하지 않았으며, 일정을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폐기는 여전히 옵션이라고 말했다”고 의회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 여부를 다음 주부터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촉발된 논란은 나흘 만에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 변화는 정계·산업계 등 내부에서 쏟아져나온 반대 목소리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폐기 발언 직후 300만개 이상의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톰 도너휴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즉각 성명을 내 “무모하고 무책임한 폐기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상공회의소는 관세 수혜를 입고 있는 업계를 향해 “백악관 고위 통상담당자들에게 전화나 서한으로 폐기 논의 철회를 요구하는 긴급행동에 나서달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 발효(2012년) 후 한국시장 수출액이 증가한 쇠고기(증가율 82%), 자동차(356%), 항공기(부품)(110%), 서비스(26%) 등 업계로부터 강한 반대에 직면했다.

게다가 미국 쇠고기·양돈협회 등 농축산물업계가 반발의 선두에 나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미 농산물업계는 “협정이 폐기되면 한국과 협정을 이미 체결한 호주·캐나다·유럽연합(EU)·중국 등 주요 농산물 경쟁국에 한국시장을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미국의 일부 주정부도 폐기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주미 한국대사관의 보고서를 보면, 미국 50개주 가운데 40개주에서 수출이 늘었고, 오하이오·미시시피·인디애나 등 14개주는 50%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다 북핵 문제로 동맹과의 결속을 다져야 할 시기에 무책임하게 협정 폐기에 나섰다는 미 정계와 여론의 비판도 백악관이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쪽이 폐기 논의 중단으로 돌아선 것이 양국간 협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표면적으로는 “폐기는 미국에 더 큰 손해”라는 우리 쪽 논리가 미국 산업계와 통상당국에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역적자를 앞세워 협정을 위협해온 미국 쪽 주장이 무력화된 건 아니다. 오히려 미 통상당국은 이번 내부 논란으로 향후 한국을 상대로 얻어낼 것과 지킬 것을 명확히 파악하게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가 우리 쪽 반응을 떠보려는 노회한 계산에서 폐기 카드를 던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직 폐기 카드가 돌출할 여지는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우리 통상당국이 향후 다소 위축된 태도로 협상에 임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통상당국은 “협정 효과부터 공동으로 분석·평가해보자”는 우리 쪽 제안에 대한 미국 쪽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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