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9일 베이징에서 박삼구 한중우호협회 회장(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리샤오린 중국 인민대외우호협회장과 환담을 갖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와 지분매각을 통한 중국법인 합작에 실패하면 금호타이어의 경영권은 물론 우선매수권까지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중국계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사실상 무산된 이후, 당장 유동성 위기에 봉착하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행을 피하기 위한 시간벌기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14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2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에 2000억 규모의 유상증자와 지분 매각을 통한 중국법인 합작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밝혔다. 중국에 생산 공장 3곳과 판매법인 1곳 등 총 4개 법인을 갖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중국법인에서 올해 상반기에 영업손실 380억원을 냈다. 12일 금호타이어가 제출한 자구계획안의 중국공장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충방안에 대해 채권단은 “금호 쪽이 중국법인 매각상대와 맺은 투자확약서(LOC)를 최근 제시했지만 무늬에 불과한 투자확약서인지 정밀검토가 필요하다”며 자구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한 바 있다.
금호 쪽은 이에 대해 이날 보도자료에서 “올해 말까지 금호타이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자본 보충을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며 “또 중국법인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현재 복수의 투자자와 협의중에 있으며, 채권단에서 동의해주면 내년 3월말까지 지분 매각을 통한 합작을 성사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상증자와 중국공장 지분매각이 최종 실패하면 금호타이어 경영권은 물론 우선매수권까지 포기하겠다며 일종의 ‘최후 배수진’을 쳤다. ‘부실경영 책임론’이 비등하면서 벼랑 끝에 몰리고 있는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가 또 다시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에 빠져드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경영권과 우선매수권 포기 카드를 채권단에 내밀며 내년 3월까지 시한을 늦춰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편, 유상증자 방식과 관련해 금호그룹은 채권단이 우려하는 그룹 재무 유동성 악화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사모펀드(PEF)를 통한 유상증자 참여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계열사들이 타이어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동반 부실에 빠져들 수 있다”며 자구안 계획에 우려를 표명하자, 박 회장이 사모펀드 참여 방식으로 급히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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