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국내 업체로부터 구입한 초고압 변압기의 전력손실이 국외 제품에 비해 60% 이상 커서, 그로 인한 국민 부담이 연간 6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고층상가와 아파트 주변에 154㎸의 고압이 흐르는 한국전력 변전소와 대형 송전탑들이 들어서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전력이 효성·현대중공업 등 국내업체로부터 구입한 초고압변압기의 전력손실이 외국제품에 견줘 60% 이상 커서, 그로 인한 국민 부담이 연간 6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3일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실이 한전에서 제출받은 ‘전력용 변압기 손실 현황’ 자료를 보면, 한전이 효성·현대중공업·일진전기·엘에스(LS)산전 등 국내업체로부터 구입한 154㎸급 변압기의 시간당 전력손실은 평균 461㎾에 이른다. 이는 독일 지멘스, 프랑스 알스톰, 스웨덴 에이비비(ABB) 등 3개 선진국 회사 변압기의 평균 전력손실인 284㎾의 1.62배로, 국산 변압기의 성능(효율)이 외국제품에 견줘 62% 뒤떨어짐을 보여준다.
한전은 또 “전국 713개 변전소에서 사용하는 국산 154㎸ 변압기 2365대의 시간당 총 전력손실은 25만2151㎾”라고 밝혔다. 한전의 전력 구입단가(83.02원/㎾)를 적용하면, 국내외 변압기의 성능 차이로 인한 추가 전력손실 비용은 연간 704억원에 달한다. 한전이 지난해 구입한 국산 154㎸ 변압기의 평균 가격이 8억4473만원으로, 외국제품 90만달러(9억5400만원·원가 기준)에 비해 싼 점을 고려해도, 한전의 순수 추가 부담은 연간 604억원에 이른다. 한전의 부담은 궁극적으로 전기요금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전가된다. 한전은 2010년 이후 전기요금을 7차례 조정했는데, 2017년을 제외한 6차례는 전기요금을 3.5~5.4%씩 인상했다. 이훈 의원은 “한전은 소수 대기업이 독과점 체제 속에서 변압기 성능 개선을 외면한 채 막대한 이득을 얻는 것을 방관해왔다”며 시급한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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