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기후 변화에 따른 주요 농작물 주산지 이동 현황
주요 농작물 재배지역, 남부서 충북·강원으로 옮겨가
21세기 후반기엔 남한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로 바뀔 듯
주요 농작물 재배지역, 남부서 충북·강원으로 옮겨가
21세기 후반기엔 남한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로 바뀔 듯
지난 40년간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으로 우리나라 주요 농작물의 재배 지역이 남부지방에서 충북, 강원으로 북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세기 후반이 되면 강원 산간 지역을 제외한 남한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로 바뀌어 우리나라 대표 과일인 사과, 복숭아, 포도 등의 재배 가능지가 줄어들 전망이다.
통계청이 10일 내놓은 ‘기후 변화에 따른 주요 농작물 주산지 이동 현황’을 보면, 우리나라 2016년 연평균 기온은 13.6℃로 평년(12.5℃)보다 1.1℃ 높아 1973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사과의 재배지는 경북에서 강원으로 확대됐다. 옛 사과 주산지인 대구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경산·영천·경주)의 재배 면적이 줄어든 반면, 정선·영월·양구 등 강원 산간 지역에서 재배가 늘어난 것이다. 강원 정선군의 사과 재배 면적은 1970년 3.7㏊(헥타르, 1㏊=1만㎡)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는 38.3배인 141.8㏊로 증가했다.
복숭아 재배 면적은 경기와 충남 지역에서 빠르게 감소한 대신 충북과 강원 지역에서 커지고 있다. 1970년 충북 충주시 복숭아 재배 면적은 61.9㏊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 1542.7㏊로 24.9배로 늘어났다. 포도 주산지는 경북 김천에서 충북 영동과 강원 영월로, 단감은 경남 김해·창원·밀양에서 경북 포항·영덕·칠곡으로, 감귤은 제주에서 전남 고흥과 경남 통영·진주로 바뀌었다. 인삼은 충북 지역에서 줄고 강원에서 재배 면적을 넓혔다. 강원 홍천군의 인삼 재배 면적은 1995년 47.0㏊에서 2015년 836.0㏊(17.8배)로 늘었다.
통계청은 현재처럼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21세기 후반에 강원 산간을 제외한 남한 지역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농작물 재배지는 더 북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과는 강원 일부 지역에서만, 복숭아는 영동·전북 일부 산간지역에서만, 인삼은 강원 일부와 내륙 산간 지역에서만 재배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포도는 2020년부터 고품질 재배지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아열대 기후에 적합한 단감과 감귤은 지속적으로 재배 면적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단감은 산간 지역을 제외한 중부내륙까지 재배지가 넓어지고, 감귤은 강원 해안 지역과 제주 중산간 지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해진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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