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도 예산안' 사전브리핑에서 머리 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큰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가 내년 나랏돈(예산)을 올해보다 9.7%(41.7조원) 늘어난 470조5천억원으로 편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대규모 적자예산을 편성한 2009년(10.6%) 이후로 10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며, 내년 경상성장률 전망치(4.4%)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일자리와 양극화, 저출산 등 당면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을 위해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정부는 28일 국무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을 뼈대로 한 ‘2019년도 예산안’을 확정·의결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세수 호조에 따른 수입 증가를 감안해 재정지출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의 역동성을 살리며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4조3천억원), 저출산(2조6천억원)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를 이행하는데 필요한 재원이 대폭 반영됐다.
내년 나랏돈은 복지 분야에 대거 확충된다. 정부는 내년 보건·복지·노동 분야에 162조2천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전체 예산의 34.5%를 차지한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2.1%로 산업분야(14.3%)와 일반·지방행정분야(12.9%)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올해 복지 예산은 정부가 12.9% 늘리려 했지만, 국회에서 일부 삭감돼 11.7% 증가하는데 그쳤다. 내년 보건·복지·노동 예산 중 일자리 예산은 23조5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늘었다.
올해 큰 폭으로 삭감됐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18조5천억원으로 올해 대비 2.3% 줄었다. 지역경제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올해 정부안(17.7조원)보다 증액한 것이다. 지난해 정부는 올해 에스오시 예산을 20%(4조4천억원) 삭감했다가 국회에서 1조3천억원 증액된 바 있다. 정부는 도시재생·공공주택 등 사실상 에스오시 성격의 건설투자를 확대해 전체 건설투자 규모는 올해 27조원에서 내년 27조9천억원으로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문화·환경 분야도 올해는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내년에는 각각 7조원 수준으로 커진다. 국방 예산도 8.2%(3조5천억원) 늘어나 2008년 이후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정부는 예산안을 늘렸지만 재정건전성은 유지했다. 총수입은 올해 본예산보다 7.6%(34조1천억원) 늘어난 481조3천억원으로 예상했다. 특히 법인의 실적 개선과 법인세율 인상 등으로 국세는 올해보다 11.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예상안대로라면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는 -1.6%에서 -1.8%로 적자 폭이 늘어난다. 국가채무는 32조8천억원 늘어나 741억원을 기록하지만 지디피 대비 비율은 올해 39.5%에서 내년 39.4%로 낮아진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내 나랏돈을 많이 쓸 계획이다. 정부가 이날 함께 발표한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2022년까지 연평균 재정 지출 증가율은 7.3%다. 2020년에는 재정 지출 규모가 500조원을 돌파한다. 지난해 기재부가 내놓은 ‘2017~2021년 국가재정운영계획’의 연평균 지출 증가율(5.8%)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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