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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그린경영으로 ‘돈+존경’ 두 토끼 몰이

등록 2005-12-21 18:12수정 2006-01-17 16:20

존경받는 기업을 찾아서
존경받는 기업을 찾아서
환경단체 못지않은 기업청사진으로
에너지·물 절약 첨단기술 아낌없이 투자
친환경 제품 5년뒤 200억달러 매출 목표
‘내부고발’ 시스템으로 윤리경영까지
존경받는 기업을 찾아서/⑥ 제너럴일렉트릭

지난 2월 온실가스의 감축을 명문화한 역사적인 교토의정서가 비준됐다. 이에 따라 선진 38개국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1990년을 기준으로 평균 5.2%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 그러나 세계 1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은 산업 피해를 이유로 비준을 거부했다. 세달 뒤인 5월 세계 최대기업인 미국의 GE(제너럴일렉트릭)는 대대적인 친환경 ‘에코매지네이션’ 경영을 선포했다. 제프리 이멜트 GE회장은 △청정기술 연구개발비 2배 △2010년 친환경제품 매출 목표 200억달러 달성 △2012년까지 온실가스 절대 배출량 1% 감소 등을 선언했다. GE의 발표는 부시 행정부에 대한 ‘압박’으로도 해석됐다. 발명왕 에디슨이 설립한 GE는 왜 대대적으로 환경경영을 표방하고 나섰을까?

환경과 상상력이라는 단어를 조합한 ‘에코매지네이션’의 뿌리는 이멜트 회장이 잭 웰치에게서 경영권의 바톤을 넘겨받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45살의 나이로 최고경영자가 된 이멜트는 회사의 슬로건을 ‘상상을 현실로(Imagination at Work)’로 바꾼 뒤 30만 GE 직원들의 창조력과 도전정신을 강조하는 혁신의 행보를 시작했다. 이멜트 취임 이후 전력과 엔진, 금융과 의료기기, 미디어 등 다양한 사업 분야를 갖고있는 GE의 장기 청사진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환경단체의 것을 방불케 하는 충격적인 내부 문서가 돌아다녔다. 현재보다 인구가 10억명 늘어나는 2030년, 25억명 늘어나는 2050년 물부족과 기온상승 등 전지구적인 환경 재앙을 경고하는 내용이었다.

발명왕 에디슨이 창업한 GE는 최근 ‘에코매지네이션’ 경영을 선언하며 친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고효율 풍력발전기, GE 로고, 별도의 페인트 도장이 필요없는 플라스틱으로 외관을 꾸민 차량, 정지시 에너지를 배터리에 비축하는 최신형 열차 엔진, 물을 70%까지 절약하는 농약 살포제, 고효율 비행기 엔진 등이 대표적인 ‘에코매지네이션’ 상품이다. 제너럴일렉트릭 제공
발명왕 에디슨이 창업한 GE는 최근 ‘에코매지네이션’ 경영을 선언하며 친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고효율 풍력발전기, GE 로고, 별도의 페인트 도장이 필요없는 플라스틱으로 외관을 꾸민 차량, 정지시 에너지를 배터리에 비축하는 최신형 열차 엔진, 물을 70%까지 절약하는 농약 살포제, 고효율 비행기 엔진 등이 대표적인 ‘에코매지네이션’ 상품이다. 제너럴일렉트릭 제공
GE에게 이것은 심각한 도전이기도 하다.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직면할 어려움은 자명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를 세계 최대의 기업 GE 아니면 누가 해결하겠는가? 거창해보이지만 GE의 문제의식은 이렇게 출발했다. “위험을 무릅쓰지 않으면 미래가 없습니다. 세계 굴지의 에너지 효율성을 자랑하는 항공기 엔진의 개발에는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천문학적인 투자가 들어갔습니다.” GE코리아의 이채욱(59) 회장은 설명했다.

다른 ‘에코매지네이션’ 제품들도 이 회사가 표방하는 미래를 잘 보여준다. 이 회사의 ‘실웻 실리콘 슈퍼 스프레더’는 농약에 첨가해 뿌리는 도포제로, 농약을 살포하는데 필요한 물의 70%를 줄여준다. 미국, 중국 등 물 부족으로 시달리는 농업국가들에게는 구세주와 같은 기술이다. 렉산 에스엘엑스(SLX)는 내구성이 뛰어난 금속성 색상의 합성수지로, 오염을 야기하는 자동차 도장 자체를 불필요하게 만들 수 있는데 빠르면 내후년에 상용화될 예정이다. 이멜트 회장은 이밖에도 석탄을 청정연료로 변환하는 ‘청정석탄 프로젝트’ 등 80여개의 차세대 성장사업을 직접 관리하며 인력과 자금을 사실상 무제한 지원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GE의 에코매지네이션을 “최근 몇년간 기업들이 발표한 것중 가장 위대한 일”이라며 다른 기업들 역시 GE의 선례를 따라 환경 관련 투자를 대폭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채욱 회장은 “에코매지네이션 경영은 수익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윤리경영을 강조하는 GE는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치않고,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을 고발하는’ 깐깐한 윤리 규정을 갖고있다. 10만원 남짓한 식사를 대접받은 뒤 허위보고를 한 임원이 파면된 적도 있다.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도 미국 증권감독당국이 요구하는 수준보다 훨씬 높은 내부규정을 적용한다. 올해 180조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 GE는 앞으로 10년동안 매년 8% 수준의 성장을 유지하며 ‘존경받는’ ‘세계 최고 기업’ 자리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포춘>은 올해 GE를 ‘존경받는 기업’ 1위로 선정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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