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라 한국 경제에 영향이 나타날 수 있는 경로를 3가지로 압축해 파급 경로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실물경제 영향 등을 점검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 사태의 전개 양상에 따른 경제 영향을 파급 경로에 따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방한 관광객 감소 △내수 위축 △중국 경기 위축에 따른 수출 감소의 3가지 경로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이에 해당하는 체크 리스트를 작성해 매일 지표를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김 차관은 “중국 현지 진출 기업은 물론, 수출, 외국인 투자, 음식·숙박업, 관광, 물류,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역경제 등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는 모든 분야를 망라한 부처별 대응반을 구성해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며 “피해 우려 업종에 대한 지원대책도 최대한 빠른 시간 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중국 증시의 폭락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금융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도 내놨다. 김 차관은 “어제 중국 금융시장이 춘절 연휴 이후 처음으로 개장해 누적된 부정적 요인들에 주가가 큰 폭 하락하고 위안화가 절하되었지만, 한국 증시는 여타 국가들과 달리 보합세를 보였다”며 “과거 사스나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사태 진정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이 회복세를 보인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1일 이후에도 외국인 채권자금이 3조4천억원 유입되는 등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가 유지되고 있는 점도 주목해서 봐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국민 안전을 위한 마스크 등 의약외품 수급에도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김 차관은 “관계부처와 지자체가 합동점검반을 편성해 수급가격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으며 마스크도 하루 1천만개까지 생산량을 확대해 공급 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며 “담합, 매점매석 등 국민의 안전을 볼모로 한 시장교란 행위도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차관은 이날 발표된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1월 물가상승률은 유가 및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을 반영해 지난해 0.4%에서 1.5%로 크게 상승했다”며 “최근까지 발표된 국내 실물지표의 경우 경기 개선의 신호들이 점차 뚜렷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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