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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수학여행도 안 오면 절망적”…지역경제 직격탄 맞은 경주 황리단길

등록 2020-02-06 17:00수정 2020-02-07 02:33

홍남기 부총리, 관광업 피해 경주 황남동 찾아
상인들 “관광객 절반 수준…사태 길어지면 힘들어”
홍남기 “최대한 빨리 바이러스 종식”
이달 안에 관광업계 지원방안 발표
6일 오후 경주 황남동 황리단길. 이경미 기자
6일 오후 경주 황남동 황리단길. 이경미 기자

6일 낮, 젊은 세대들에게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경북 경주시 황남동 ‘황리단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 때문에 사람도 차도 드물어 한적했다. 그나마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근처에 있는 천마총에는 인증샷을 찍는 관광객이 두 명뿐이었다. 황리단길에서 자전거 대여를 하는 정아무개(28)씨는 “평소에는 관광객이 붐벼서 차가 기어가는데 최근엔 사람들 발길이 절반가량 줄었다. 전날에는 자전거 대여가 1건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스카프와 모자 등을 파는 김아무개(52)씨도 “우리가 마스크 안 쓰면 손님들도 싫어하는 눈치를 보인다. 멀찌감치 떨어져 물건을 살펴본다”고 말했다. 김씨는 “어제 확진자가 대구를 다녀갔다는 뉴스가 나와서 걱정이 더 된다”며 “정부가 확진자 이동 경로를 구체적으로 밝혀주고 방역을 철저히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관광지의 하나인 경주도 신종 코로나 확산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내국인들도 감염 우려에 외부활동을 자제하기 때문이다. 경주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서울 명동거리와 달리 내국인 관광객이 90% 이상 차지한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관광업계 피해 상황을 살피기 위해 황리단길을 찾았다. 분식집, 기념품점 등 상가에 들러 가게 주인과 얘기를 나눴다. 경주의 대표 특산품인 찰보리빵을 파는 한 상인은 홍 부총리에게 “이곳이 임대료가 매우 비싼데 이번 사태가 길어지면 힘들어진다”고 호소했다. 홍 부총리는 “관광객이 다시 찾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인명피해 없이 이 사태를 빨리 종식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에게 황리단길 현황을 설명한 주낙영 경주시장은 “지난해는 관광객이 많이 왔는데 최근 2주 사이 관광객이 45%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관광업계 현황을 파악하고자 주요 관광지인 경북 경주시 황리단길을 방문해 기념품 가게 주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관광업계 현황을 파악하고자 주요 관광지인 경북 경주시 황리단길을 방문해 기념품 가게 주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홍 부총리는 이곳의 한 한옥 호텔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및 관광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이번 사태로 경주에서 열리는 행사가 많이 취소돼 숙박·음식업계가 타격을 입는 게 가장 힘들다고 했다. 이번 여파가 3~4월까지 이어져 초·중·고등학생 수학여행이 취소되면 지역 경제는 절망적이라고 호소했다. 시민들이 과도한 공포심을 갖지 않도록 정부가 힘써달라는 요청도 했다.

홍 부총리는 “관광기금 특별융자 신규 지원, 긴급경영안정자금 확대, 특례보증 신규 지원, 고용유지지원금 활용 등을 통해 이르면 이달 안에 관광·외식·숙박업계 등 업종별 지원대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특히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2천만 방한 관광객’ 목표를 밝힌 만큼 신종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뒤에도 국내 관광 활성화 대책을 만들겠다고 했다.

경주/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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