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년5개월 만에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코로나 19’의 사태의 추이에 따라 이런 한국 경제의 개선 흐름이 제약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서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는 생산·소비·설비투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12월에는 경기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 상승하는 등 경기 개선의 흐름이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경기 상황을 공식적으로 판단하는 그린북에서 경제 전반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힌 것은 2018년 9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4월부터는 7개월 연속 ‘부진’이라는 표현을 통해 경기가 침체 국면에 있음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날 “대외적으로도 1월 들어 디램 반도체 고정가격이 소폭 상승 전환하고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는 모습”이라고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 19가 경기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정부는 “최근 발생한 코로나 19의 확산 정도 및 지속 기간에 따라 중국 등 세계 경제의 성장 및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제약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홍민석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여러 기관이 제기하고 있는데 감염병이라는 것은 경기 측면에서 일시적인 교란 요인, 쇼크로 봐야 한다”며 “지속 기간에 따라 영향이 달라지겠지만, 당초 (경기 회복) 예상 경로에서 갑자기 교란 요인이 생겼다고 보는 편이 맞다”고 말했다.
그린북에 공개된 1월 소비 관련 속보치를 보면 백화점 매출액은 1년 전보다 0.3% 감소했지만, 할인점 매출액과 온라인 매출액은 각각 7.3%, 3.3% 증가했다.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5.7% 감소했다. 기재부는 설 연휴를 앞두고 소매판매는 늘고, 신차 출시는 줄었다고 분석했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3.8% 증가했고 카드 국내 승인액도 3.9% 늘었다. 그러나 코로나 19 사태가 지난달 20일 이후 본격화된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 19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홍민석 과장은 “코로나 사태에 대한 경제 지표의 반응이 메르스와 비교하면 훨씬 빨라지고 있는데, 2월 이후 지표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메르스 당시 경기 판단을 위해 15개 지표를 활용했는데, 지금은 30개로 늘려 일일 지표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그린북에서 “감염병에 따른 피해 우려 부문 지원과 함께 경제에 미칠 파급영향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면서 2020년 경제정책 방향에 반영된 투자·소비·수출 활력 제고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등 경기 회복 모멘텀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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