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정부가 ‘20조원+알파(α)’에 이르는 경기지원 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얼어붙은 소비 진작을 위해 상반기 신용·체크카드 사용액의 소득공제 비율을 평상시의 갑절로 늘리고 모든 승용차 구매 때 개별소비세를 70%까지 인하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정부는 28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극복 종합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여기에는 소비 진작을 위한 각종 세제 혜택과 소상공인·중소기업을 위한 긴급 자금 지원, 여행업 등 특별고용지원업종 추가 등 각종 정책 수단이 망라됐다. 정부는 이들 대책을 통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제외하고도 20조원 상당의 재원이 민간에 지원될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우선 코로나19 여파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의 자금 조달을 위해 돈줄을 풀기로 했다.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을 기존 1조2천억원 규모에서 3조2천억원으로 2조원 늘리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한 경영안정자금 융자도 기존 200억원 수준에서 1조4천억원으로 키운다. 대출금리는 1.5% 수준이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긴급경영안정자금 융자도 기존 300억원에서 6300억원으로 20배 늘리고 대출금리도 2.15%로 기존에 비해 0.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소상공인의 세부담을 덜어주는 조처도 포함됐다. 연 매출액 6천만원 이하 영세 자영업자에게 적용되는 부가가치세 부담을 2021년 말까지 간이과세 대상자 수준으로 경감한다는 것인데, 정부는 이를 통해 자영업자 90만명이 1인당 20만~80만원 혜택을 누릴 것으로 추산했다. 이 조처를 통해 감면될 것으로 예상되는 세액은 2년간 8천억원에 달한다. 숙박업소 등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업체에 대해서는 지방의회 의결에 따라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도 감면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극복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위축된 소비 진작을 위해서는 세제 혜택을 크게 늘렸다. 정부는 상반기(3~6월) 중 승용차를 구매할 때 개별소비세를 70% 감면(100만원 한도)해 주기로 했다. 또 상반기 중 사용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승인액에 대해서는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기존의 2배(신용카드 30%, 체크카드 60%, 전통시장 사용분 80%)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기업 규모별로 접대비를 손금에 산입해 법인세를 공제받을 수 있는 한도를 2020년 한시적으로 상향(100억원 이하 0.35%, 100억~500억원 0.25%, 500억원 초과 0.06%)해 기업의 지출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다.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을 지원하고 가정생활을 지원하는 5가지 쿠폰 제도도 도입된다. 먼저 노인 일자리 사업의 참여자가 급여의 30%를 상품권으로 수령할 경우 급여의 20% 상당액을 인센티브로 지급할 계획이다. 또 국내로 관광을 떠나는 중소기업 노동자의 휴가비를 정부와 기업이 각각 지원하는 ‘한국형 체크바캉스’(노동자 20만원, 기업 10만원, 정부 10만원) 지원자도 기존 8만명에서 12만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저소득층에는 문화쿠폰, 임산부에게는 출산쿠폰을 지원하고, 주요 관광지 방문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관광쿠폰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 고효율 가전기기를 구입할 경우 구매액의 10%를 환급하는 제도도 3월 중에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어린이집이 휴원하면서 부득이하게 가족돌봄을 위한 휴가를 내는 직장인에겐 하루 5만원씩 최대 50만원까지 가족돌봄비용을 지원한다. 8살 이하 아동을 돌보기 위해 무급 휴가를 사용한 경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여행업·관광숙박업·관광운송업 등을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추가 지정해 고용유지지원금, 고용·산재보험 납부 유예 등의 혜택도 주기로 했다. 현재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된 업종은 조선업뿐이다.
한편 이날 대책에는 관심을 모았던 추가경정예산 편성은 제외됐다. 홍남기 부총리는 “기존 4조원 규모 대책과 오늘 발표한 16조원 규모의 종합대책까지 총 20조원에 달하는 정책 패키지를 통해 피해 극복 지원과 경제 활력 보강을 뒷받침하겠다”며 “다음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추가경정예산은 세출예산을 기준으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추경예산 6조2천억원보다 작지 않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