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규정에 산업피해 전망 확대
베트남 ‘14일 격리’ 요구 등
각국 입국금지 출장 제한 늘어날듯
중국내 LG디스플레이 공장도 차질
TV·스마트폰 제조에 영향 이어질 판
항공업계는 더 큰 직격탄
대한항공 노선 124개중 89개 운휴
베트남 ‘14일 격리’ 요구 등
각국 입국금지 출장 제한 늘어날듯
중국내 LG디스플레이 공장도 차질
TV·스마트폰 제조에 영향 이어질 판
항공업계는 더 큰 직격탄
대한항공 노선 124개중 89개 운휴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1일(현지시각) 코로나19를 팬데믹(전지구적 감염병)으로 규정하면서 산업계의 피해 우려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수요 감소와 입국 금지로 인한 교역 제한, 제품 생산 차질 등이 최대 문제로 꼽힌다.
당장 ‘발등의 불’은 각국의 입국금지로 인한 인력 파견의 차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베트남 박닌성의 오엘이디(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모듈 공장에 700여명의 엔지니어를 보낼 수 있도록 베트남 정부와 우리 외교 당국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아직 협의중이다. 베트남은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임시 중단하고 입국하더라도 ‘14일 격리’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엘지(LG)디스플레이도 양산을 준비중인 중국 광저우 오엘이디 공장에 인력을 수시로 파견해야 하지만 ‘한국인 14일 격리’ 조처때문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1분기 안에 (광저우 공장) 양산 준비를 마친다는 계획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엘지디스플레이는 베트남 하이퐁에도 모바일과 티브이용 오엘이디 모듈 공장을 가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생산이 늦어질 경우 티브이(TV)와 스마트폰 제조에도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재고가 있어서 당장 원자재를 수급하는 덴 어려움이 없다”면서도 “신제품 판매에서 육로가 막히면 항공과 해상으로 물류를 전환하는 등 보완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생산 차질 및 전 세계적 수요 감소로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대비 10.6% 감소할 것이라고 시장조사기관 아이디씨(IDC)는 예상했다.
자동차 생산과 판매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파악한 이달 초 차 부품 업계 평균 공장 가동률은 50~70%에 그친다. 협회 관계자는 “부품 업체들은 평소 80% 수준을 유지해왔는데 코로나 사태로 완성차 공장의 가동이 불안정하고 납품이 제때 안되다보니 재고가 쌓이면서 가동률이 평소보다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구·경북 지역은 차 부품업체의 37%가 밀집된 곳이라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연쇄 도산이 우려된다”고 했다. 자동차 판매도 소비심리 냉각으로 급감했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차 판매는 국내 8만1722대, 국외 42만8590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21.7%, 8.9% 줄었다.
항공업계는 더 큰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한항공은 여객 노선 124개 중 89개 노선을 운휴 조처했고 아시아나항공도 1월 초 75개 노선에서 2월 말 24개 노선으로 항공편 규모를 대폭 줄였다. 한국항공협회는 올해 6월까지 코로나19로 인한 국적 항공사의 매출 피해를 최소 5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유가 하락과 석유 수요 감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 전쟁으로 가격이 폭락하는데 코로나19로 수요도 안 움직이니 수요가 마이너스”라며 “지금으론 팔수록 손해”라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고객의 주문량이 늘고 디(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올라 당장 업황이 나쁘지는 않다. 다만 중국과 일본에서 반도체 원자재를 들여오고 전세계로 반도체를 수출해야 해 물류 차질을 막는 게 관건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당장 원자재 조달과 제품 전달에 큰 문제는 없지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해 화물운송 경로를 다양화하고 우회 노선을 파악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엘지(LG)화학과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도 물류 차질에 대비해 현재 대체 노선을 발굴하고 있다.
신다은 기자,
홍대선 선임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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