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령자들이 19일(현지시각) 오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히스패닉 마켓 ‘노스게이트 곤살레스’에서 장을 보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식료품과 생필품 사재기 등이 기승을 부리자, 캘리포니아 내 일부 슈퍼마켓 체인들이 고령자와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해 특별판매 시간을 마련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22일 코로나19 감염자가 전세계에 걸쳐 31만명(사망 1만3천명)을 넘어선 가운데 <아에프페>(AFP) 통신은 세계시민 10억명가량이 자신들의 집에 격리된 상태로 있는 것으로 집계했다. 통신은 전세계 약 35개국에서 외출 금지 같은 통행 봉쇄조처가 내려진 상태라고 전했다.
아시아·태평양과 유럽을 오가는 항공기들이 주로 중간 경유지로 이용하는 싱가포르(확진 432명)는 이날 단기방문객과 공항경유 승객의 출입을 금지시켰다. 싱가포르 당국은 “23일 자정부터 비국적자는 보건의료 같은 필수부문 취업허가증을 가진 사람에게만 입국이 허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지역 확진자는 총 3200여명으로, 말레이시아(1183명, 사망 9명)·태국(411명)·필리핀(307명)·인도네시아(450명) 등지에서 종교집회 관련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다.
인구 13억명의 인도(확진 315명)는 일요일인 이날 14시간 동안 전국에 걸쳐 자발적인 통행금지 조처를 내렸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트위터에 “지금은 인도가 감염병과 싸워 이길 능력이 있는지 시험대에 올라 있다”면서 “우리 모두 통행금지를 지켜 코로나 위협에 맞서 시간을 벌고 우리의 대응 능력을 높이자”고 말했다.
미국이 걷잡을 수 없는 확산세에 접어들면서 이제 감염이 중남미로 번지고 있다. 파나마(확진 245명)에서 확진자가 하룻만에 200명이나 늘었고, 미국으로 들어가려는 중남미 난민들이 급증해 몸살을 앓아온 멕시코(251명)는 국경 봉쇄 강화에 나섰다. 호주 정부는 이날 시드니 본디비치를 포함해 수천명이 몰려드는 대다수 해변에 대한 봉쇄 조처에 들어갔다.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84명)서도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동에서도 이란의 확진자가 2만610명(사망 1556명)으로 늘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쿠웨이트(확진 176명)는 인도처럼 이날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전국에 걸쳐 통행금지 조처를 내렸다. 아프리카도 대륙 전역에 걸쳐 감염자가 1천명을 넘어섰다. 르완다 정부도 이날 불필요한 외출을 금지하고 국경지역 여행 봉쇄조처에 나섰다.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 중에 가장 강력한 봉쇄조처다. 아프리카 북부 튀니지는 코로나19발 경제·사회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25억디나르(8억5천만달러)의 재정을 투입하기로 했다. 우간다·소말리아에서도 이날 첫 확진자가 나왔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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